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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KPI 손질, CEO 17명 '디지털 능력치' 평가 '디지털 성과' 점수 첫 배정, 채널영업·신사업 유도 목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1-02-01 07:38:0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올해부터 전 그룹 CEO들의 디지털 능력 평가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본격적으로 반영한다. KPI에 관련 항목을 6% 비중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전 그룹 차원의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속도를 올리기 위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결단이라는 평가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그룹 KPI에 '디지털전환 성과' 항목을 추가하고 배점을 100점 만점에 6점으로 책정했다. 지주 차원에서 디지털 성과를 '수치화'해서 KPI에 반영하는 건 처음이다. 다만 자회사 임원들의 평가는 자회사 CEO의 재량으로 남겨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 KPI에서 6점이란 배점은 적지 않다"며 "KPI 내 정성, 정량적인 평가 기준이 수십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비중이다, 디지털전환 속도를 올리겠다는 조용병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그룹의 KPI는 크게 재무(40%)와 비재무(60%) 성과지표로 나뉘어져 있다. 그 중 비재무성과지표에는 회사의 전략 방향에 따른 주요 과제에 대한 추진실적 등이 포함된다. 조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원신한 가치 창출 △미래성장 포트폴리오 확장 △지속가능경영(ESG) 체계 확립 △디지털전환 성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질적 성장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그룹 KPI 손실을 고민해왔다. 매년 연초에 설정하는 KPI 기준을 섣불리 바꿀 수 는 없기에 핵심 자회사를 중심으로 KPI 개편 실험에 나섰다. 시범적으로 은행과 카드 등 일부 자회사 CEO들의 성과평가체계를 수정했다. 디지털전환 실적을 정량화한 평가항목(20% 배점)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손이익의 일부를 디지털전환을 위한 비용으로 활용하라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파일럿 형태로 운영한 만큼 실질적인 평가 보다는 디지털 평가 기준점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전 그룹사를 통용해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실적 지표들을 고민한 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사실상 디지털전환 성과는 수치화하기 어렵다"며 "명확하게 순이익으로 계상되는 부분들이 없다보니 아이디어 공유차원에서 디지털총책임자(CDO)와 전 계열사 CEO들의 의견들을 자유롭게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자체적인 디지털 실적 평가 지표들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이나 디지털자산 증감 추이, 신사업 발굴 건수 등을 정량화했다. 또 아웃바운드 인력 감축이나 로봇프로세스제동화(RPA)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절감액 등도 수치화했다.

디지털 자산 증감 추이도 주요 평가 요소에 포함시켰다. 디지털 여·수신, 외환 자산 등의 확대 여부도 채널영업을 얼마나 활발하게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또 각사의 대표 플랫폼 신한은행의 쏠(SoL)이나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신한PayFAN) 등 각사의 대표 플랫폼 가입고객수 변화 추이도 평가요소에 반영키로 정했다.

올해부턴 확정된 KPI 개편안을 전 그룹사로 확대 적용한다. 시행착오 끝에 디지털 배점안도 일부 조정해 6%로 확정했다. 모든 신한 CEO들의 디지털 트렌드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업권별로 통용할 수 있는 디지털 측정치를 추가로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개편안은 그룹의 디지털전환의 속도를 올리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최근 메기로 급부상한 네이버나 카카오에 대응한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여긴 것이다.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채널 영업으로 고객 확보에 주력해달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아울러 디지털 신사업 발굴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도 감지된다. 그룹 차원에서 올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핀테크 업체의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는 만큼 CEO들에게 적극적인 디지털 행보를 요구한 셈이다. 전 업권별로 디지털역량을 끌어올려 디지털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 역시 취임 후 디지털 전환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예컨대 작년 9월 말 기준 그룹의 디지털 채널 영업이익은 9044억원으로 2019년(8851억원)의 기록을 이미 뛰어넘은 상태다.

그룹사별 디지털 전환 현황을 직접 챙길 정도다. 2019년까지만 해도 계열사 부행장·부사장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디지털 성과를 점검했던 조 회장은 작년부턴 계열사 CEO들을 직접 소집하고 했다. CEO와 주요 임원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DT를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작년 하반기 신한경영포럼에서도 향후 CEO·경영진 리더십 평가에 '디지털 리더십'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EO들의 디지털 이해도, 비전제시, 조직문화, 인재육성, 가치창출 등을 주요 평가요소로 삼겠다는 뜻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은 평소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고 주문했다"며 "디지털로 계열사와 CEO를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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