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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100만 시대]롯데렌탈도 ESG채권 노크, 시장 재편 '본격화'⑦올해 전기차 4000대 구매, 친환경차 시대 대응…대형사-중소업체 양극화 가속

유수진 기자공개 2021-02-05 09:36:03

[편집자주]

'렌터카 100만대 시대'가 도래했다. 누구나 필요할 때 손쉽게 자동차를 빌릴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차량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공유'로 바뀐 영향이다. 과거 부정적으로 보던 '허' 번호판도 회사가 파준 명함으로 여기는 시선이 많아졌다. 렌터카시장은 렌탈료를 지불하고 정기적인 관리까지 받길 원하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더벨은 렌터카시장이 성장해온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시장 문을 두드린다. 국내 렌터카시장 선두 업체들이 잇따라 ESG채권을 발행하며 친환경차 사업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ESG경영이 재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데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세가 국내 렌터카시장 재편 속도를 높일 거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대형사와 중소업체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대형사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충분한 투자 여력과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되는 형태로 판이 바뀔 거란 분석이다.

3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달 말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3년물(400억원)과 5년물(800억원), 7년물(300억원)이다. 이 중 5년물과 7년물 등 총 1100억원 어치가 녹색채권이다. 조만간 수요예측을 거쳐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뒤 최종 발행 금액을 확정할 방침이다.

ESG채권 발행은 롯데렌탈이 올해의 키워드를 'VALUE UP'으로 잡고 선포한 ESG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린본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목적으로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은 올해의 키워드를 'VALUE UP'으로 잡았다. <출처:롯데렌탈>

롯데렌탈은 올해 공유·구독경제를 넘어 '가치경제'를 추구하겠다는 사업전략을 밝혔다. 단순히 물건을 함께 쓰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상품을 사용하는 과정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친환경차 보급 확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추는 성격도 짙다.

실제로 올해 전기차를 최대 4000대 구매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작년까지 장기렌터카 계약을 통해 판매한 누적 대수가 8200대 정도라는 걸 고려하면 올 연말 기준 1만2200대까지 늘리겠단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5와 테슬라 모델Y 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반영해 상반기 중 누적 1만대를 넘기는 게 목표다.

이는 이번에 녹색채권으로 마련하는 자금(1100억원) 외에 추가적인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종이나 옵션 등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 계산(대당 5000만원)했을 때 1100억원은 2200대분이다. 1000억원 가까이 추가 투자가 진행돼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고객들의 친환경차 경험 확대를 위해 ESG채권 발행을 결정했고 전기차 위주로 구매할 예정"이라며 "이번 건 외에도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4000대 확보 목표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롯데렌탈이나 SK렌터카와 같이 덩치가 큰 대기업 계열사들은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에 적극 대응해 가는 모습이다. ESG채권 등으로 저리에 자금을 조달해 전기차 보유 대수를 늘려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로 인해 국내 렌터카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렌터카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관광수요 급감으로 단기렌터카를 주력으로 하는 중소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시장(등록대수 기준)은 작년 3분기 기준 7%대 성장을 이뤘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시장이 커졌지만 예년 수준(통상 16%)에는 미치지 못했다. 장기렌터카 사업을 주로 하는 대형사들이 등록대수를 늘린 반면 단기대여 위주의 중소사업자들은 덩치가 쪼그라든 영향이다.

렌터카연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이 성장한 건 기존 법인 장기대여에 개인 장기렌터 고객이 늘어난 결과"라며 "이 같은 장기영업은 주로 롯데나 SK 같은 대규모 사업자들이 하고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양극화가 심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중소업체들은 영업 및 정비 네트워크와 제공 가능한 차량 모델 등 서비스 범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자본력이 부족하다보니 친환경차 시대로의 전환에 적시 대응하기도 어렵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선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나서야 하지만 투자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추후 렌터카시장은 전국적인 영업망과 다양한 차량 라인업,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춘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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