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중소형 판매사 늘린 DS, 최다판매사 '신금투→삼성'개방형 비중 높은 신금투 순위 밀려…중소형사 통해 '기관' 자금 유치
정유현 기자공개 2021-02-05 13:11:25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S자산운용은 대형 헤지펀드 판매사로 손꼽히는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중심의 판매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장기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의 선호도가 높은 하우스인만큼 대형사 중심으로 주로 판매됐지만 최근 중소형사 비중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삼성증권 최대 판매사 등극…개방형펀드 '환매', 신금투 비중 축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DS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1조294억원으로 집계됐다. 9954억원이었던 2019년 말 대비 340억원 증가했다. DS운용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판매 잔고는 1827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는 18%다. 삼성증권은 2019년 판매비중 (판매잔고 2050억원) 21%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DS운용이 전문사모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거래를 시작한 곳이다. 당시 삼성증권은 고액자산가 고객들이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그간 꾸준히 관련 투자를 진행해온 DS운용에 펀드 상품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DS운용의 프리 IPO 펀드인 '디에스 디퍼런트' 펀드가 이때 탄생한 것이다.
특히 디퍼런트 시리즈는 5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판매가 쉽지 않은 상품이었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고액자산가 기반과 프라이빗뱅커(PB)들의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판매 잔고를 늘릴 수 있었다.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현재 DS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비상장주식 투자를 진행하는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증권을 통해 디퍼런트 시리즈뿐 아니라 코스닥 벤처펀드 시리즈인 콰트로(Quattro) 펀드도 다수 판매됐다.
삼성증권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DS운용은 펀드 성과로 답했다. '디에스Different.U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03.86%의 수익률을 실현했다.
펀드의 주요 종목 중 하나인 지놈앤컴퍼니가 지난해 2년 6개월 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이 펀드에 담긴 2차전지 관련 소부장 기업, 파킨슨·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기업의 상장이 올해 상반기 예정돼 있으며 하반기에도 푸드 딜리버리 국내 선두 기업 및 합성신약 기업의 IPO가 예상된다. 해당 종목들의 IPO시 펀드는 더 높은 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2019년 말까지 최대 판매사였던 신한금융투자는 판매잔고가 1710억원(비중 17%)로 2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DS운용이 자문사 시절부터 꾸준히 거래를 해왔던 곳이다. DS와 거래를 해왔던 일임고객들이 펀드로 유입됐고 신한PWM의 탄탄한 고객군을 바탕으로 주요 판매사에 이름을 올렸다.
비중이 축소된 것은 지난해 증시 호황 등으로 개방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여파다.삼성증권이 폐쇄형 위주로 상품이 판매됐다면 신한금융투자는 개방형 상품도 골고루 판매가 됐었다. DS자산운용 측은 "(신한금융투자에서는)개방형 펀드도 골고루 팔았는데 수익 실현차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들이 있어 판매잔고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 대형사 비중 20% 하회…이베스트증권 신규 판매 시작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DS운용의 대형 판매사 비중은 20% 이하로 내려앉았다. 대형 판매사의 판매 잔고의 큰 유출 보다는 다른 판매사의 잔고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비중이 조절된 것이다.
자문사 시절부터 관계를 맺으며 운용사 전환 초기부터 펀드 판매가 이뤄졌던 NH투자증권(1481억원), 하나금융투자(1021억원), 미래에셋대우(970억원), 한화투자증권(792억원)도 비중이 적게는 1%포인트(P)에서 많게는 3%P 확대됐다.
중소형사의 경우 하이투자증권의 판매잔고가 2019년 말 64억원에서 2020년 말 24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신규 판매사로 이름을 올렸다. 판매 잔고는 194억원으로 비중은 2% 수준이다.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를 연이어 겪으며 지난해 대형 판매사들이 운용사 풀(pool)을 점검하고 리스크 체계를 구축하면서 점검의 시간을 가졌다. 모든 헤지펀드 운용사가 점검 리스트에 올랐다. 점검 과정에서 그나마 주식이나 채권 등의 전통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나 공모주에 투자하는 상품은 팔았지만 비유동자산이 담긴 펀드는 라인업에 올리지 않았고 이 같은 분위기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비상장주식 투자 하우스지만 그동안 탄탄하게 펀드가 운용된만큼 DS운용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형 판매사가 보수적인 기조로 바뀌며 중소형사로 눈을 돌렸고 신규 자금을 유치하며 운용 자산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그동안 DS운용의 펀드는 대형 판매사 위주로 판매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사는 판매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평가다. 49인 제한이 있다보니 대형 판매사 고객풀 위주로 빠르게 마감되는 편이라 중소형사에는 판매 기회가 닿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기회에 DS운용 펀드 판매를 원했던 중소형사들과 손을 잡았고 DS운용이 직접 고객을 판매사에 소개시켜주는 마케팅도 진행했다. 비상장투자 폐쇄형 상품에 투자하고 싶은 기존 고객들도 새로운 판매사를 통해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DS운용 관계자는 "대형 판매사들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등 상품을 팔지 않는 기조로 변하면서 그동안 함께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중소형사 위주로 상품을 걸었었다"며 "개방형 펀드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등 일반 투자자들이 자금이 빠졌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지난해 AUM은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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