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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적자 S-OIL, 힘겨운 신용등급 방어 [Earnings & Credit]국제유가 급락에 조 단위 손실…3년 연속 하향 트리거 충족

김수정 기자공개 2021-02-09 11:01:4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OIL(AA0, 안정적)이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향후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1조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냈다. 신용평가사는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근거로 일제히 S-OIL 신용등급을 1노치 하향 조정했다.

올해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액수가 5~7배를 웃돌 경우 신용평가사는 S-OIL 신용등급 하향 조정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해당 지표 기준으로 보면 S-OIL은 3년 연속 하향 트리거를 충족했다. 코로나19 여파 해소와 함께 앞으로 업황과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버는 돈 줄고 차입금은 증가...실적·재무 동반 악화

S-OIL의 최근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작년 연결 매출액은 16조8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영업손실 1조877억원이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순손익도 -787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마지막 분기 들어 실적에 눈에 띄게 개선됐음에도 앞서 발생한 적자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 증가한 931억원을 기록하면서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정유사업 적자폭은 커졌지만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에서 선방하면서 컨센서스 이상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3분기에 이미 누적 영업적자가 1조1808억원에 달했다.

S-OIL은 1976년에 설립된 정유사로 과점구조인 국내 정유업계에서 원유정제시설(CDU) 정제능력 3위에 위치해 있다. 전방 산업인 석유화학부문과 윤활부문에 이르기까지 다각화된 사업기반을 보유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ARAMCO) 자회사인 AOC(Aramco Overseas Company B.V.)가 보통주 지분 6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OIL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한 건 2018년 말 무렵이다.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외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업계 전반적으로 신·증설 부담이 커졌다. 작년 들어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매우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영업실적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출액의 경우 2017년 20조8914억원, 2018년 25조4633억원, 2019년 24조3942억원 등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일 유지하다가 지난해 급감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1조3733억원에서 2018년 6395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2019년 4201억원으로 줄었다. 이어 작년엔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면서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현금창출력마저 저하되자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S-OIL은 2017년부터 약 5조원에 이르는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설비 투자를 진행했는데 이중 4조원 가량을 2017~2018년 집중적으로 집행했다. 이와 함께 배당금 지급 규모도 확대했다.

이에 2016년 말 50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2017년 2조6530억원, 2018년 5조6250억원으로 단기간 급증했다. 2019년에도 6조137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다 지난해엔 4조9920억원으로 1조원 정도 줄었다.

반면 EBITDA는 2016년 1조7850억원, 2017년 1조8620억원 등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2018년 6370억원으로 급감했다. 2019년 699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6030억원을 기록하면서 결국 적자로 전락했다.

◇수익성 개선·차입금 감축, 등급방어 조건

S-OIL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견디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연초부터 지속된 실적 부진과 재무지표 악화 등을 근거로 작년 말 S-OIL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부정적'에서 'AA0, 안정적'으로 낮췄다. S-OIL이 AA+ 미만 등급을 받은 건 2007년 6월 이후 약 13년 만이다.

업황·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차입규모가 과도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용평가사는 S-OIL 신용등급을 재차 낮출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 2.5배 이하'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등급 상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반대로 '순차입금/EBITDA 5배 초과' 상태가 이어지면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 3배 미만'을 상향 검토 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7배 초과'를 하향 검토 요인으로 각각 두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조정순차입금(순차입금-유전스차입금)/EBITDA 1.5배 이하'와 '차입금의존도 27.5% 이하'를 상향 검토 조건으로, '조정순차입금/EBITDA 3.5배 초과'를 하향 검토 조건으로 각각 제시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1.4배였던 순차입금/EBITDA 비율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8.8배, 9.2배에 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 변동 검토 조건에 따르자면 작년 수준 순차입금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연간 EBITDA가 최소 1조원은 돼야 순차입금/EBITDA 비율을 5배 미만으로 유지하면서 등급 방어 안정권에 머물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하향 검토 트리거를 피하려면 7000억원 초반 EBITDA를 창출해야 한다.

이 같은 수치는 지금으로선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크레딧업계에선 S-OIL의 악화된 실적과 재무구조가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유산업 업황은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울 정도로 바닥이다. 코로나19 여파가 해소되고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경우 유가와 주요 제품 수요가 개선돼 S-OIL의 수익구조가 안정화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불확실하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도 여전하다. 단기간 실적과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S-OIL이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 시장 일각에선 하반기부터는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 중 하나인 정제마진이 추세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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