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자유치' 예스파워 최대주주 변경 노림수는 예스티 보유 지분율 28.7%→34.2% 상승, 장동복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선명화 작업 평가
조영갑 기자공개 2021-02-09 08:15:2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SK㈜로부터 대규모 지분투자를 유치하면서 반도체 섹터의 ‘신데렐라’가 된 예스파워테크닉스(예스파워)의 최대주주가 변경돼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기존 관계사 지위를 유지하던 반도체 장비회사 예스티가 새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오너 장동복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예스티는 장 회장이 보유한 예스파워의 구주(2만6666주) 30억원가량을 인수했다. 이번 거래로 예스티의 예스파워 지분율은 28.7%에서 34.2%로 상승,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장 회장 지분율은 37.2%에서 31.75%로 하락했다.
예스파워를 중심으로 한 이번 지배구조 변동은 SK㈜의 투자와 연관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앞서 SK㈜는 지난달 27일 예스파워에 268억원을 투자해 지분 33.6%를 확보했다. 예스파워의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제조기술을 토대로 반도체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투자로 SK㈜는 예스파워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예스파워는 지난 2017년 설립된 반도체 생산업체다. 국내에서 드물게 SiC 반도체를 생산한다. 2018년 3월 한국전기연구원(KERI)와 SiC Mosfet 소자 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비약적인 ‘기술심화’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설립초기부터 장 회장과 예스티가 지분투자에 참여해 각각 35.15%, 28.71%의 지분을 확보했다.
SiC 반도체는 일반 실리콘 웨이퍼 기반 반도체와 비교해 고온 공정에 특화된 차세대 반도체로 평가된다. 보통 소자의 구조가 복잡하고 단층이 많아질수록 고온 및 고압 공정이 적용되는데, SiC 소재는 내성이 뛰어나다. 예스파워는 포항에 연간 1만4400장 규모의 SiC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국내 유일,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SK㈜의 예스파워 지분 투자를 두고 전기차 및 수소차의 자율주행 시스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관계사가 된 예스파워의 SiC 반도체 제작 기술을 활용해 그룹 주력사인 IDM(종합 반도체사) SK하이닉스와 2차전지 메이커 SK이노베이션의 밸류체인을 결합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예스티와 예스파워의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예스티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SK㈜는 예스파워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평가액을 주당 11만2500원으로 책정했다. 예스티는 2018년 8월 예스파워 구주 14만주를 7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5만원이다. 2년 반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를 통해 향후 장 회장이 그룹사 내지 지주사 전환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예스파워 내 지분율이 소폭 감소한 장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왔지만 지분 매각으로 3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는 동시에 본인을 중심으로 한 오너십을 강화했다.
관계사 지위에 머물렀던 예스파워를 예스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장동복 회장→예스티→예스파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했다. 여기에 장 회장이 보유한 예스티 지분(24.35%)과 예스파워 지분(31.75%) 가치도 상승했다. 장 회장의 예스파워 지분 가치만 180억원 수준이다.
당장 올해부터 투자금을 바탕으로 예스파워가 SiC 반도체 생산설비 확장과 SK하이닉스 향 공급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예스파워의 IPO(기업공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예스티의 가치 역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향후 예스티 기업집단의 지주사 재편과 예스파워의 기업공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스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SiC전력반도체 사업의 성장성이 밝은 만큼 예스티와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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