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차입 효율화' 바쁜 정항기 대우건설 부사장…고금리 의존 '탈피'5년물 발행 성공, 만기구조 장기화 및 금리 개선…공모채 시도 활발
고진영 기자공개 2021-02-10 10:24:48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책무 중 하나는 차입 전략을 영리하게 바꾸는 일이다. 외부차입 규모가 같더라도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자로 나가는 돈은 크게 달라진다.대우건설의 경우 과거 불안한 신용도 탓에 차입구조를 효율적으로 짜기가 여의치 않았다. 수년간 공모채를 외면하고 4%대 높은 금리의 사모채에 기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정항기 부사장(CFO)이 조달수단 다각화에 바쁘게 움직이면서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간의 실적, 재무 개선작업이 뒷받침됐다.
1월 올해 첫 회사채 발행(49회)에 나선 대우건설은 만기를 최대 5년으로 장기화하는데 성공했다. 발행금리를 민평금리 보다 낮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투자자를 확보했다.
규모는 1100억원이며 이 자금으로 기존 2년 만기의 회사채(제44회) 2400억원 중 일부를 차환한다. 남은 1300억원은 보유자금을 써서 갚기로 했다. 차환에 따라 대우건설은 이자 부담이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해당 44회차 회사채는 2019년 찍었던 물량이다. 2년 단일물로만 구성된데다 조달금리도 4.65%로 높다. 당시 대우건설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공모채 시장에선 모습을 감추고 사모사채로만 자금을 조달하고 있었다. 금리 조건이 좋지 않았던 것 역시 장기간의 공모 공백이 고금리 고착화로 이어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대우건설은 2018년 발행했던 2년물 사모채(제 38. 39, 40회) 금리가 4.80%까지 높아진 상태였다. 이후 발행한 제 41~43회 회사채 역시 쭉 4.30%대 금리로 모두 1.5년물이거나 2년물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만기가 늘어나고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다. 정 부사장 취임 이듬해인 작년 10월 찍어낸 48회 회사채는 3년물로 비교적 장기화됐고 금리도 3.03%에 불과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49회 회사채의 경우에도 3년물(500억원), 3.5년물(300억원), 4년물(100억원), 5년물(200억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금리가 각각 3.50%, 3.65%, 3.80%, 4.30%다. 모두 민평금리보다 낮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 사모사채가 민평금리에 사모 프리미엄을 가산해 발행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이라며 “5년물 회사채 발행이 A-등급 및 건설업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조만간 공모채 발행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 측은 2019년 6월 수년만의 공모채 발행을 시도했다. 저금리 기조로 회사채에 기관수요가 몰린 틈을 탔는데 2013년 9월 이후 공모채 시장에 처음 컴백한 것 자체로도 시장에서 이슈를 모았다. 당시 오버부킹에 성공하면서 2.65%라는 비교적 낮은 금리로 1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작년 7월, 9월의 경우에는 공모채 발행이 모두 미매각을 겪으며 다시 고전했다. 수요예측에서 7월에는 1000억원 모집에 550억원, 9월에는 1000억원 3년 단일물에 10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A-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불안정했을 뿐더러 건설채에 대한 싸늘한 투자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올들어선 대우건설의 공모채 성공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전년 대비 53% 증가한 2020년 영업이익을 발표하는 등 깜짝 실적을 내며 상승세를 타고있고 건설사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변화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발행으로 공모채 발행의 성공 가능성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며 “향후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해 적정 시기에 공모채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이같은 차입전략은 정 부사장 직속인 재무관리본부에서 담당한다. 정 부사장은 2019년 7월 말 CFO로 선임된 이후 공모채 복귀를 이끄는 등 재무개선 작업에 고삐를 죄왔다. 매각이라는 과제를 앞두고 외부에서 영입된 재무전문가다.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 재경본부, 현대캐피탈 이사, 현대증권 기획본부장,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 등을 거쳤다. 대우건설에 합류한 뒤로 관리책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재무개선 작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실제 작년 말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47.8%로 전년(289.7%) 대비 41.9%p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경우 7568억원에서 8065억원으로 늘었고, 반면 차입금은 2조3521억원에서 1조9901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덕분에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5953억원에서 1조1836억원으로 4117억원(25.8%) 줄어들었다.

회사채 잔액 현황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이 발행한 회사채 중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물량은 약 6000억원 선이었다. 이 가운데 올해 상환해야하는 자금은 3400억원이다. 이번에 2400억원을 갚고 나면 올해 상환해야하는 잔액은 1000억원, 총잔액은 4729억원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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