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현대그린푸드]범현대가 급식소…'해외 성장 활로' 열렸다①계열 유일의 급식업체, 부문매출 1조…현대차·현중 해외투자로 부스터
고진영 기자공개 2025-04-07 08:03:5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31일 15시4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단체급식은 상위기업 소수가 점유율을 과점하는 시장이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거대그룹에 뿌리를 둔 회사 중심으로 파이를 나눠가진다. 친족기업들이 일정한 수요를 떠받쳐주기 때문이다.현대그린푸드 역시 범현대가의 급식소 역할을 하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문제는 국내 시장엔 한계가 있다는 점인데, 최근 범현대 계열사들이 해외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현대그린푸드도 성장 모멘텀을 맞았다.
현대그린푸드는 2023년 3월 현대지에프홀딩스(옛 현대그린푸드)에서 인적분할해 탄생했다. 지주사로 전환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자회사 관리와 신사업을 담당하고, 신설회사 현대그린푸드가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구조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있다. 우선 단체급식업을 하는 푸드서비스부문이 작년 기준으로 매출(2조2700억원)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했다. 그 뒤는 식재(26%)와 유통(14%), 기타(13%)부문 순이다. 가장 비중이 큰 푸드서비스부문은 5년 전 6000억원대였던 매출이 지난해 1조723억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푸드서비스부문이 안정적으로 커온 이유는 범현대가에서 유일하게 현대그린푸드만 급식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분리를 한지 20년이 훌쩍 넘지만 여전히 범현대가 급식 대부분은 현대그린푸드가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 HD현대중공업그룹 등 현대에서 뻗어져 나온 회사들을 오랜 거래처로 확보해뒀다.
최근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현대그린푸드가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따낸 수의계약 규모는 총 4406억원에 이른다. 각각 3425억원, 981억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 내 계열물량(297억원)보다도 많았다. 그 해 푸드서비스부문 매출이 63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주를 매년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울산·전주·아산 공장과 남양연구소,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울산에 있는 HD현대중공업 계열 조선소, HD현대의 판교 글로벌 R&D센터 구내식당 등을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고 있다.
해외사업 역시 범현대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단체급식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연평균 성장률이 3% 안팎에 불과하다 보니 현대그린푸드도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애를 써왔다. 2011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현장에 단체급식을 서비스한 게 시작이다.
이후 현대그린푸드는 범현대그룹 계열사가 공장을 운영하는 국가 위주로 공략에 나섰다. 리스크를 최소화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실제로 현대그린푸드가 처음 멕시코에 진출해 해외사업을 본격화한 것도 2016년 동부 몬테레이에 있는 기아 공장을 통해서였다.
2년 뒤엔 멕시코 현지 단체급식사업을 기존 동부 지역에서 서부 지역까지 넓혔다. 트레일러를 만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트랜스리드’의 티후아나 직원식당을 운영하게 되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또 2022년 10월 엔미국 조지아주 현지법인을 설립함과 동시에 기아 조지아 공장에 단체급식을 제공했다. 이듬해부턴 현대차가 새로 지은 조지아 서배너 전기차공장까지 현대그린푸드가 급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해 대규모 해외투자를 발표한 것도 현대그린푸드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이달 밝혔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짓기로 했다. 전부 현대그린푸드의 신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들이다.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점 역시 현대그린푸드에 희소식으로 볼 수 있다. 인력이 늘어날수록 급식사업 식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조선소를 직접 인수하거나 현지 조선소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인도에선 조선소 건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는 해외 급식사업에서 1307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역별로 중동 677억원, 멕시코 322억원, 중국 209억원, 미국 100억원 순이다. 아직 국내 매출 비중이 88%(9418억원)로 압도적이지만 성장성 면에선 해외시장에 더 무게가 실린다. 회사 측은 “그간 해외 단체 급식사업에 진출해 경쟁력을 갖춰온 만큼 내년에도 해외 신규공장 가동이 예정된 한국기업의 급식서비스를 늘려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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