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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분석]LG디스플레이 '조단위' 이자 탈출…재무개선 신호탄자본화 차입원가 포함 9000억대로 축소…유증, 자산매각으로 차입여력 확보

고진영 기자공개 2025-04-07 08:03:0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15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OLED) 전환의 후유증과 오래 씨름해왔다. 차입 확대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 한때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에 나서면서 재무개선 노력이 효과로 드러나고 있다. 매년 뛰던 이자비용도 3년 만에 꺾였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한 해동안 이자비용으로 9358억원이 빠져나갔다. 매출채권처분손실을 포함한 금액이다. 50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낸 상황에서 부담이 엄청난 지출이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아졌다.

손익계산서상 2023년 LG디스플레이의 금융원가에서 이자로 표기된 금액은 7234억원으로 작년보다 적었다. 문제는 ‘자본화된 차입원가’와 매출채권처분손실에 다른 비용이 숨어있었다는 점이다.

회계기준상 적격자산의 건설이나 취득, 생산과 관련된 차입원가는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의 원가에 더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공장을 짓느라 차입을 했다면 완공되기 전까지 이 돈의 이자는 비용이 아니라 공장의 원가에 가산된다.

하지만 자본화 여부는 회계처리 방식의 차이일 뿐이기 때문에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손익에 반영은 안되더라도 여전히 돈은 나간다는 뜻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자산 취득과 관련한 현금유출(지급일 기준)로 표시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 자본화된 차입원가가 2023년 2582억원(발생일 기준)을 기록했다. 자본화 이자율이 5.18%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약 5조원에 상당하는 차입자금이 그 해 건설 중인 자산으로 묶여 있었다고 추산된다.


또 같은 해 매출채권을 할인해 처분하는 과정에서도 손실이 생겼다. 회사는 KDB산업은행, 일본 SMBC은행 등과 매출채권 팩토링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팩토링 계약은 상환청구권 유무에 따라 회계처리가 달라지는데 KDB산업은행과 체결한 약정은 상환청구권이 있기 때문에 차입으로 간주, 수수료는 이자비용으로 인식한다.

반면 SMBC은행과의 거래는 매출채권을 아예 팔아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상환청구권이 없는 방식이라 회계상 매각이다. 차입으로 잡히지 않고 자산에서 매출채권을 제거하는 형태로 처리된다. 원래 받아야할 금액보다 싸게 처분하면 그 차액이 처분손실로 반영되는 구조다.

이런 팩토링에서 2023년 LG디스플레이가 인식한 매출채권처분손실은 486억원로 나타났다. 할인율을 3~5%로 가정했을 때 1조원대 매출채권을 매각했다고 볼 수 있다.


매출채권처분손실과 자본화된 차입원가를 모두 포함할 경우 LG디스플레이가 2023년 지출한 이자는 1조300억원까지 치솟는다. 애초 1000억원대에서 유지되던 이자비용이 2019년 5000억원을 넘기더니 조단위로 불어났던 셈이다.

다만 올해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이자비용이 축소됐다. 손익계산서에 있는 이자비용 자체는 7000억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늘었지만 매출채권처분손실이 약 260억원으로 줄었고 자본화된 차입원가도 잡히지 않았다. 건설 중이던 자산이 완공되면서 자본화가 종료돼 이자비용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이자 부담 개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그간 금융비용에 시달려온 이유는 사업구조를 OLED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차입이 급증한 탓이다. 하지만 이제 OLED 관련 증설이 일단락됐고, 지난해부터 진행한 중국 광저우 LCD공장 매각도 올해 마무리되면서 약 2조원의 대금을 차입 상환에 쓸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총차입금을 보면 2024년 연결 기준으로 14조6081억원(리스부채 포함)을 기록했다. 전년 16조6000억원을 넘었는데 2조원 가까이 줄였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1조3000억원을 확보하면서 빚을 갚은 덕분이다.

과거엔 필요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빌려왔지만 최근에는 유상증자나 계열사 대출, 선수금 등으로 충당해 차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회사는 LG전자에서 1조원 규모의 차입계약을 체결한 뒤 3월 6500억원, 4월 3500억원을 수령했다. 현재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돼 있다.

다만 충분한 자체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차입을 감축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만성적인 현금부족에 시달려왔다.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2조원씩 잉여현금흐름(배당금 지급 후)이 순유출됐다. 수년째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배경이다.

회사 측은 "지금으로선 사업체질 개선과 재무 건전성 강화가 우선이고 그 다음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라며 "투자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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