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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대구은행, ROA 0.3%대 급락 '코로나·저금리' 이중고역대 최저치, 충당금 576억 전입 영향…금리 상승 시 회복세 기대

김현정 기자공개 2021-02-10 07:36:5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3%대까지 떨어지는 등 각종 수익성 지표가 크게 하락했다. ROA 경우 DGB금융그룹이 실적을 공시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코로나19 충당금을 대거 전입한 가운데 저금리 기조 탓에 이자이익이 감소해 수익성을 방어하지 못한 모양새다.

DGB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2020년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은행 ROA는 0.36%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마찬가지 추세다. 같은 기간 ROE는 5.43%로 전년 동기 보다 1.55%포인트 하락했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대구은행 ROA는 줄곧 0.5% 후반대를 유지하다 2018년 말 0.43%까지 떨어졌다. 당시 부실가능성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전입한 영향이 컸다. 이후 2019년 말 0.49%까지 반등했다가 2020년 말 0.36%대로 급속히 떨어졌다.


ROA가 급감한 배경은 먼저 NIM과 대손비용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충당금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은행은 미래경기 리스크 대비를 위해 지난해 코로나 충당금을 576억원 전입했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률이 2019년 말 0.35%에서 지난해 동기 0.49%로 높아졌다. 코로나충당금을 제외하면 대손비용률은 0.36% 정도다.

다만 코로나19 충당금 대거 전입한 건 경쟁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이 기간 ROA가 각각 0.7%, 0.62% 수준이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같은 기간 ROA가 각각 0.5%대 후반, 0.4%대 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구은행만 유독 수익성 지표가 약화된 건 이자이익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자이익 비중이 전체 영업이익의 93%를 차지하는 대구은행은 은행채 금리 연동 대출 비중이 커 금리 민감도가 어떤 은행보다 높은 곳이다.

대구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2.3%에 이른다.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이 악화할 여지가 많다. 2020년 이자이익은 1조1143억원으로 전년(1조1396억원) 대비 2.2%(253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의 연간 누적기준 NIM도 하락했다. 2020년 대구은행 NIM은 1.79%로 전년 대비 0.28%포인트 떨어졌다.

ROA 산출 분모가 되는 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나기는 했으나 순이익 약화 수준을 만회할 만한 정도는 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65조10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 경우 전년 대비 자산 증가율이 7.5%였다. 작년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예년과 비슷한 11%대였으나 4분기 2조4000억원 규모의 신탁 계약이 만료돼 신탁 자산 규모가 줄어든 게 악영향을 줬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ROA가 하락했다"며 "다만 해당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ROA 및 ROE 모두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반등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 충당금으로 실제 타격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해놓은 데다 시중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면서 이자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것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치명타지만 금리 상승기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1.77%로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10분기 연속 하락했던 NIM 추세가 반등 국면을 맞이했다.

예대율도 여유가 있어 올해 수익성 제고 여지가 크다는 평도 나온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예대율은 96.6%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대출 확대 여력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대출량을 늘리면 이자이익이 단번에 큰 폭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은 증권 및 캐피탈 등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계열사인 은행 역시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며 “마진 개선의 호황을 누릴 때 이자부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 비이자이익 활로 모색 등을 강구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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