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키맨 줌인]'ESG 변신' 교두보 쌓는 김병권 SK건설 오또센터장친환경 혁신기술 개발, 신사업 모색 과제…투자개발 경험 다수 갖춘 금융전문가
고진영 기자공개 2021-02-15 13:25:08
[편집자주]
건설경기에 불어닥친 풍랑이 심상치 않다. 주택사업은 규제가 옥죄여오고 해외사업은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처럼 조류가 위협적일수록 CEO의 지시를 따르는 조타수에게도 노련함이 요구되는 법이다. 거센 파고가 이는 건설업계에서 조타기를 잡고 침로 유지에 매진 중인 각 분야 키맨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투자의 최근 트렌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요약된다. 특히 국내에서 ‘ESG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보는 남다른 측면이 있다. 지난달 야구단 와이번스를 갑작스레 판 것 역시 SK 측에서는 ESG 경영의 연장선으로 설명했다.이런 경영 방침은 계열사들 차원에서도 구체화되는 중이다. 올초 SK건설은 친환경 사업으로의 영역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목표는 ESG 경영실천을 위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 변신을 위한 핵심 역할을 맡은 인물로는 김병권 오또(OTO) 센터장이 꼽힌다.
오또센터는 CEO 직속으로 올해 신설됐다. 원 팀 오퍼레이션(One Team Operation)의 약자인데 각 분야 전문가들의 유기적, 수평적 논의체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협업을 이끄는 조직이다. 미래 혁신기술을 개발하고(Discover), 이를 사업과 연계해(Connect)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Create) 취지로 만들어졌다.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SK건설이 친환경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일이다. 여러 관계사 또는 금융사와의 협업, 투자재원 확보가 요구되다 보니 금융 조달이나 프로젝트 기획, 사업적 역량 등 다각도에서 경험을 갖춘 지휘자가 필요했다.
꼭 맞는 인재로 발탁된 것은 김병권 센터장이다. 삼성물산 재직 시절 세계은행에 파견나가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고 글로벌한 네트워크도 확보했다는 특이점이 있다. 글로벌 PPP(투자개발사업), 마케팅업무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두루 몸담아왔다.
구체적 이력을 보면 1970년 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최고경영자 EDP 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프로젝트사업부로 입사했는데 2000년부터는 세계은행에서 일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세계은행과 인력교류 프로그램을 맺고 주기적으로 실무직원을 파견하고 있었다. 본사는 물론 세계은행에서도 철저한 이중 심사를 거쳐야만 근무자격이 주어졌고 김 센터장 역시 어려운 과정을 통과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은행이 있는 워싱턴DC에 근무하면서 개도국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근접 거리에서 익혔다. 아프리카 등 개도국 오지를 돌아다니며 사업추진에 필요한 기획서 작성, 프로젝트의 개발시행 운영 등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
실제로 김 센터장은 아프리카항공 민영화, 나이지리아 철강소 구조조정, 아시아·아프리카 협력포럼 출범 등 굵직한 아프리카 관련 프로젝트에 여럿 참여했다.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를 계획하고 조언하는 컨설팅이 주요 업무였다.
SK건설에는 2017년 합류했다. 글로벌마케팅 실장, 오일앤가스(Oil&Gas)마케팅 본부장, BM혁신그룹장, 리사이클링사업그룹장을 거쳐 올해부터 오또센터장을 담당하고 있다. 오일앤가스 본부장 시절부터 인도네시아 국영건설사 위키와 친환경 아스팔트 생산기술 공동개발에 대한 협약을 맺고 우즈베키스탄 국영석유가스공사와 친환경 정유공장 설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ESG 쪽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냈다.
오또센터의 경우 출범 첫해지만 벌써 굵직한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달 IBK캐피탈, LX인베스트먼트와 친환경 사업 투자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10년 만에 펀드 투자를 재개했다. 이에 따라 김 센터장은 추후 에코펀드 조성과 친환경 사업 전반에 걸친 협력, 즉 ‘오또’를 주관한다.
IBK캐피탈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를 확대 중이며 LX인베스트먼트도 산업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SK건설은 이들과 함께 에코펀드에 출자하고 투자심의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ESG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펀드를 통한 신사업 발굴과 투자과정 역시 김 센터장이 관여해 주도하기로 했다. 총 사업은 전략기획 쪽에서 하지만 친환경 등 ESG 관련 신규사업은 앞으로도 김 센터장이 도맡아서 이끈다. '깨끗한 지구, 친환경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자.' 김 센터장이 스스로 정한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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