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타임폴리오 '위드타임' 연착륙, 채널확대 '나비효과'신금투·삼성 최대 조력자, 점유율 축소 흐름…공모상품 입소문 타고 대형사 고객 확대
김시목 기자공개 2021-02-17 13:48:06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최대 우군은 자문사 시절부터 끈끈한 유대감을 다져온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헤지펀드 진출 초기 압도적 비중이 감소하긴 했지만 타사 대비 여전히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오고 있다.다만 공모 비즈니스를 본격화한 이후부터는 판매채널에 적잖은 변화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사모재간접 방식의 공모상품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이 자산가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으로 판매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최대 우군, 쏠림 축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판매사 설정잔액은 1조135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대비 1886억원 감소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신한금융투자(3287억원, 29%), 삼성증권(2940억원, 26%)이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한금융투자와의 인연은 2015년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bsolute Return Swap·ARS) 비즈니스에서 시작됐다. 당시 신한금융투자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통해 쌓은 성과창출 기반 유대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운용사로 전환하기 2~3년 전부터 고유자금을 투입하면서다. 삼성증권의 경우 대차풀 등 기본적 PBS 업무 외에도 십수만명에 달했던 고액자산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상당 부분 공을 들인 파트너였다.
이들 비중은 2016년 헤지펀드 비즈니스 초기 90%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점차 줄어들면서 2020년 55%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의 감소폭(20%p)이 상당했다. 초기 혁혁한 판매 역량을 발휘한 삼성증권의 경우는 52%에서 절반 수준인 26%로 감소했다.
절대적 판매량 및 비중 감소는 사모 시장 한파에 외형이 축소된 점이 컸다. 물량이 많았던 곳들의 이탈 폭이 두드러졌다. 판매사 내부 리스크 시스템이 강화된 점 등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발군의 역량을 보인 비상장 투자였지만 고객 불안감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은 여전히 펀드 판매량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든든한 우군이란 점은 바뀌지 않았다”며 “특히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파트너로도 굳건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증권사 중심 이탈이 많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공모펀드 안착, 미래대우·NH증권 등 저변 확대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의 비중이 줄어든 사이 다른 대형사들의 판매고는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16%)를 축으로 NH투자증권(10%), 한국투자증권(5%) 등 세 곳이 두드러졌다. 2019년말 이들 비중은 15% 안팎에 불과했지만 2020년말 30% 수준으로 급증했다.
저변 확대는 2019년 공모펀드 비즈니스가 기점이다. 하우스 1호 공모 상품인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의 경우 판매사가 대형사를 포함 중소형 증권사가 대부분 포함됐다. 2년여 만에 순자산가치(NAV)가 2000억원을 목전에 두면서 다른 판매사들의 비중이 커졌다.
특히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은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타사 비중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과거 삼성증권SNI를 중심으로 헤지펀드 비즈니스가 안착했다면 공모펀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자산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하나금융투자, KB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등도 과거 1% 수준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갔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작지만 168억원에서 423억원으로 불어났다. KB증권 역시 30억원대 수준에서 250억원 가까이 크게 증가했다.
기존 핵심인 헤지펀드 외 공모상품을 라인업에 확대하는 행보를 고려하면 판매사 비중은 점진적으로 더욱 변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타임폴리오마켓리더’가 빠르게 판매사(14곳)를 확충한 가운데 수탁고가 늘면서 저변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중심에서 공모펀드로 비즈니스로 영토를 확장한 점이 자연스럽게 판매사들이 증가한 배경”이라며 “사모운용사로 시작했지만 출시 공모상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비중이 낮았던 판매사 고객층들이 펀드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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