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모채 1.27조 수요…5년물 초강세 [Deal Story]7000억까지 조달 규모 늘릴 듯…3년물은 오버 발행 유력
강철 기자공개 2021-02-18 09:51:1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6년만에 실시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1조2700억원의 주문을 모았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짓고 있는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원활한 공사비 충당을 위해 7000억원 증액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공모채 시장의 특징 중 하나인 '5년물 강세'는 네이버도 예외가 아니었다. 3년물보다 3000억원이 더 많은 수요를 모은 5년물은 증액 발행을 추진해도 AA+ 등급 민평수익률보다 낮은 금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액 3배 넘는 주문 몰려
네이버는 17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4회차 공모채의 매입 수요를 조사했다. 모집액 4000억원을 3년물 2000억원, 5년물 2000억원으로 나눠 주문을 받았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기관 주문 접수를 비롯한 수요예측 업무를 총괄했다.
이번 4회차 3·5년물은 2015년 이후 약 6년만에 발행하는 공모채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4회채 공모채의 신용등급을 6년 전보다 한 노치(notch) 상향 조정한 AA+로 평가했다. 업계에선 국내 최고 수준의 등급과 수요 우위를 보이는 시장을 거론하며 네이버가 어렵지 않게 4000억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수요예측은 예상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액의 3배가 넘는 1조2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트렌치별로 3년물에 4900억원, 5년물에 78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네이버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시작한 2010년 이래 1조원이 넘는 수요를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 기술보증기금,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시중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수십곳의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운용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3년물에 1000억원을 주문하며 매입 경쟁률을 높였다.
네이버는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면 최대 7000억원까지 발행액을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번 공모채의 발행 목적인 세종 인터넷 데이터센터(세종 제2IDC)의 잔여 공사비가 5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변이 없는한 증액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물 언더금리 유력…벌어지는 금리 격차 메리트
네이버는 이번 공모채의 가산금리 밴드를 3년물과 5년물 모두 AA+ 등급 민평금리의 '-20~+20bp'로 제시했다. 지난 16일 기준 AA+ 등급 민평금리는 3년물 1.205%, 5년물 1.578%다. 가산금리가 밴드 최하단 수준에서 정해지면 3년물은 0%대 절대금리를 확정하는 것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됐다.
그러나 기관은 밴드 최하단보다 10bp가량 높은 구간에서 매수 주문을 넣었다. 연초에 비해 수그러들고 있는 회사채 매입 경쟁이 네이버 수요예측에서도 이어졌다. 그 결과 3년물은 민평금리보다 1bp 높은 수준에서 모집액 2000억원을 모았다.
반면 5년물은 민평금리의 -3bp에서 모집액을 충당했다. -3bp까지 누적으로 3000억원의 주문이 몰린 점을 감안할 때 증액 발행을 추진해도 언더(under) 금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액을 5년물만 실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5년물 강세는 최근 공모채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최근 공모채를 찍은 CJ대한통운, ㈜CJ, 현대자동차는 모두 5년물을 3년물보다 10bp가량 낮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 지난 16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삼성증권은 5·7년물만 언더 금리를 확정하기도 했다.
기관의 5년물 선호는 갈수록 벌어지는 3년물과의 금리 격차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10월 말 30bp 수준이던 AA- 회사채 3년물과 5년물의 금리 차이는 최근 45~50bp까지 벌어졌다. 3년물의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진 것이 두 트랜치의 금리차를 넓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에서 평균으로 통용되는 AA- 등급 기준으로 3년물의 금리가 최근 1%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3년물과 달리 1.7~1.8%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5년물은 기관 입장에서 상당한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투자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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