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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포트폴리오 진단]지방금융 중 가장 작은 덩치, 성장동력의 부재①자회사 4곳 불과, 비은행 수익 확보 한계…적극적 M&A 활로 모색

류정현 기자공개 2021-03-04 07:19:14

[편집자주]

지방금융사는 각기 지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왔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 및 소상공인과 민생지원 역할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세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저금리 등 영향에 NIM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유일한 해법은 비은행 부문 강화다. 각 지방금융사의 현재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는 최근 지방금융그룹 가운데 규모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치는 곳이다. 2020년 4월 베트남 소재 증권사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여름 JT저축은행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김기홍 JB금융 회장(사진)은 비은행 계열사를 추가로 인수하기 위한 자본여력이 생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트폴리오가 그만큼 아직 부실하다. 특히 다른 지방금융그룹에 비해 덩치가 가장 작다. JB금융지주의 현재 자회사는 총 4곳이다. BNK금융지주는 자회사 9곳, DGB금융지주가 8곳을 운영한다. 그간 자본여력 확보에 주력해 온 JB금융은 이른 시일 내 계열사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미미했던 시작, 광주은행 인수로 일정 궤도 올라

JB금융은 2013년 출범 당시부터 다른 지방금융그룹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출범 당시 자회사는 전북은행 1개였다. BNK금융지주는 2011년 부산은행을 비롯해 BS투자증권, BS신용정보, BS캐피탈 등 4개 자회사를 구축한 상태로 출범했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과 대구신용정보, 주식회사 카드넷(현 DGB유페이) 등 3개 자회사로 출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산 규모도 작을 수밖에 없었다. JB금융의 2013년 3월 말 기준 자산총계는 16조1861억원이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출범연도인 2011년 말 자산총계가 각각 39조3587억원, 31조2940억원이었다. 출범 당시 자산 규모 자체가 다른 금융지주의 절반 수준이었던 셈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는 기본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역의 영향도 있다. JB금융이 기반을 둔 전북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력이 약했다. 부산·울산·대구 등 광역시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는 BNK금융과 DGB금융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동남권 경제는 제조업과 중공업을 기반으로 한때 성장세가 탄탄하던 지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전북지역의 예금은행 예금액은 17조9576억원이다. 광주·전남지역과 합치더라도 35조9996억원 정도다. 같은 기간 BNK금융지주가 기반을 둔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예금총액 109조3551억원, DGB금융지주의 대구·경북지역은 61조7579억원 수준이다.

출발부터 그룹 규모가 작았던 탓에 JB금융은 늘 덩치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했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JB금융이 서울 진출에 공격적이었는데 이 또한 지역적 한계를 넘어 수익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출범 이듬해인 2014년에만 계열사 2개를 새롭게 편입했다. 그해 3월과 10월 JB자산운용과 광주은행이 모두 JB금융의 자회사가 됐다.

특히 광주은행 인수는 JB금융이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된 '빅딜'이었다.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분리된 은행이다. 광주은행 인수 이후 JB금융은 그나마 다른 지방금융지주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의 자산 볼륨을 갖게 됐다.

2014년 말 기준 JB금융의 자산 총계는 신탁부문을 포함해 총 38조원을 기록했다. 2013년 말 16조원 정도였는데 1년 사이에 135.2% 증가한 셈이다. 당시 광주은행 자산은 총 19조4000억원으로 JB금융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소강상태였던 계열사 확장, 올해부터 재시동

JB금융은 광주은행 인수 이후 국내에서 이렇다 할 계열사 확장은 없었다. 최근까지도 이 같은 기류가 이어졌다. 김 회장은 2018년 말 취임 직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바로 M&A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무리한 외연확장보다는 총자산순이익률(ROA)를 끌어올리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동안 금융당국 권고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개선하기에도 벅차 함부로 M&A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지주사보다 자회사들이 적극적인 M&A를 펼쳤다.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려 동남아 시장에서 수익저변 확대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전북은행이, 2020년에는 광주은행이 각각 프놈펜상업은행(PPCBank)과 모건스탠리게이트웨이 증권사(현 JBSV)를 인수했다. JB우리캐피탈은 미얀마에서 JB Capital Myanmar를 확보했다.

다만 자회사의 해외 영업 확장이 JB금융에 체감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지는 미지수다. JB금융 입장에서는 손자회사가 늘어난 셈인데 배당이나 사업연계 등에서 자회사보다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동안 숨 고르기만 했지만 이제는 포트폴리오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실제 지난해 들어 JT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꾸준히 M&A 매물을 태핑하고 있다. 업종 다각화를 위해 종류를 불문하고 금융권 M&A 매물이 나올 경우 일단 검토해본다는 방침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시장에 항상 매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매물이 나올 경우 검토에 나설 것"이라며 "M&A 시장과 해외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계속해서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양호한 수준의 자본 수준을 달성한 점도 이러한 전략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JB금융의 CET1 비율은 10.05%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0.38%p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하한선인 8%을 크게 웃돌고 있다.

JB금융 계열사 확장은 최고경영진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김 회장은 직접 비은행 확보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김 회장은 "JB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고 자본시장에서 활동할 자회사가 필요하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다"며 "인수합병 여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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