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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종합화학, IPO 아닌 매각 택한 이유는 기업공개 철회 루브리컨츠 반면교사...'카본 비즈니스' 박한 시장 평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2-26 09:58:3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석유화학 중심에서 벗어나 친환경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체에너지 사업전환(석유 대체), 친환경 제품 확대 등이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SK종합화학의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것 역시 친환경 중심 사업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읽힌다. 탄소를 배출하는 이른바 '카본(탄소) 비즈니스' 대신 친환경 '그린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핵심이다.

SK종합화학은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등을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 올레핀계 제품과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아로마틱(방향족)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유화사업을 영위한다. 아로마틱 부문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권 경쟁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11조8547억원, 영업이익은 4583억원이다.

탁월한 사업경쟁력에도 석유화학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친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유에서 나오는 원료인 나프타를 열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태우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다.

SK종합화학은 2018~2019년 연간 320만톤(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2019년 기준 공기업 포함 35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기업이다. 전형적인 카본 오리엔티드 기업인 셈이다.


결국 SK종합화학 지분 매각 추진도 SK그룹 차원의 탄소 비즈니스 축소 차원에서 진행되는 큰 그림의 일환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방식은 SK의 그린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글로벌 파트너에게 SK종합화학 지분 49%를 넘기는 것이다.

그린 비즈니스를 위한 재원 마련을 추진해온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했겠지만 IPO를 활용한 자금조달은 고려하지 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1월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경영권을 제외한 지분을 SI(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자금조달 선택지에 IPO가 빠져 있는 것은 SK루브리컨츠 사례가 반면교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5년과 2018년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IPO를 추진하다 상장을 철회하고 매각으로 방향을 튼 바 있다. 기업 밸류에이션 평가를 놓고 시장과 간극이 컸기 때문이다.

윤활기유, 윤활유 제조·판매기업인 SK루브리컨츠는 2016~2018년 45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알짜 기업이다. 자동차용 윤활기유 글로벌 점유율 1위로, 지난해 매출 3조3725억원, 영업이익 294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SK루브리컨츠의 안정적인 사업 수익성에도 '카본 비즈니스'라는 한계를 이유로 기대에 못 미치는 밸류에이션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치로 약 5조원을 기대했으나 시장에서는 3조~4조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본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의 박한 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자회사로 IPO를 추진하고 있는 SK IET를 통해 거꾸로 가늠해 볼 수 있다. SK IET는 매출, 영업이익에서 SK루브리컨츠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전기차 시대 미래 소재사업이라는 성장성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제조업체로 증권가에서는 SK IET 기업가치로 5조~6조원가량을 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는 SK IET 보다 매출, 영업익이 압도적임에도 사업의 미래성이라든지, 카본 비즈니스에 대한 박한 평가로 IPO 추진 당시 밸류에이션 평가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종합화학은 IPO 추진을 검토한 적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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