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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이마트 사외이사진, 관료 색채 덜고 전문성 '역점'국세청·감사원 출신 임기 만료, 소비재·유통 분야 전문가 입성 예고

이우찬 기자공개 2025-03-17 08:21:57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08시0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 이사회가 사외이사 보드진 색채를 바꾼다. 관료 색채 일변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 꾸려지는 이사회에는 소비재, 유통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된다.

이마트는 오는 26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사내,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 전무가 사내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과 손을 맞추게 됐다.

사외이사 보드진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4명 중 3명이 교체 예정인 가운데 보드진 색채도 관료 중심 이미지를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이사회는 소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 관리와 추천 기능을 맡고 있다. 이사회의장인 한채양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기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4명은 관료 출신 색채가 짙다. 이상호 법무법인
율우 대표 변호사와 서진욱 김·장 법률사무소 조세/세무 고문, 신언성 대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김연미 홍익대 법과대학 조교수다.

검사장 출신인 이 변호사는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다. 법무부 범죄예방 정책국장과 대전지검장을 지냈다. 서 고문은 대구지방국세청장, 부산지방국세청장 출신의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다. 신 회계사는 감사원에서 감사청구조사 국장, 금융기금감사 국장, 공직감찰본부 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인사다. 김 교수는 변호사 출신으로 학계에서 활동해왔다.

이중 검사장 출신의 이 변호사만 재선임 절차를 밟게 된다. 서 고문, 신 회계사, 김 교수는 사임한다. 4년 동안 사외이사로 일한 이들은 최대 6년 재직할 수 있었으나 이마트 이사회는 재선임하지 않고 변화를 택했다.

이 변호사만 재선임되는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 3명은 이준오 세무법인 예광 회장, 김재욱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최지혜 서울대 소비자트렌드 연구위원이다. 국세청 조사국장,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이 회장은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서 고문을 잇는 사외이사로 평가할 수 있다.

이 회장을 제외하면 김재욱 교수와 최지혜 연구위원은 관료 색채가 없는 유통, 소비재 분야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서진욱(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신언성(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사외이사가 떠난 자리를 이들이 메우며 유통기업인 이마트 보드진의 전문성은 강화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교수의 경우 한국마케팅학회 이사, 한국로지스틱스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지금 한국유통학회 이사,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자문교수, 한국프랜차이즈학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강단에 서 있으면서도 적극적인 유통, 소비재 관련 학회 활동을 하며 이론과 실무를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생활건강에서 사외이사로 일했고, 현재 LIG넥스원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등 이사회 경영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소비트렌드 분석 전문가다. 그가 속해 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트렌드 코리아'를 발간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피데스개발 '공간트렌드 수립을 위한 전문가 세션' 자문위원, 인천시 상징물관리위원회 브랜딩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이마트의 사외이사 보드진 변화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재계 흐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관료, 법조 출신의 인사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업종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를 찾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유통 경쟁사 중 한 곳인 롯데쇼핑도 유사하다. 이번 주총을 통해 소비재 분야 기업 출신 사외이사들이 보드진에 합류하게 된다. P&G 서울 영업부장 출신의 일본인 히로유키 카나이(Hiroyuki Kanai) 토키와 코퍼레이션(Tokiwa Corporation) 사장, 조현근 전 풀무원샘물 대표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관료, 법조 분야에서 벗어나 업종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찾는 트렌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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