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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소관 논쟁]코로나發 유동성 위기 커지자 중기부 목소리 '힘'②비슷한 역할 기보와 이원화 혼란 가중, 콘트롤타워 일원화 필요성 제기

김규희 기자공개 2021-03-10 08:59:45

[편집자주]

신용보증기금 이관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숙원 중 하나다. 신보 예산권은 중기부 소관이지만 업무감독권은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 중기부는 신보를 산하로 완전 편입해 관리체계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는 감독권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를 두고 4년 동안 이어진 양측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신보 이관을 둘러싼 각 기관의 입장 차이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책보증 업무가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로 이원화된 것은 2017년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면서다. 당시 중기부는 기술보증기금(기보)에 대한 관리 권한만 넘겨받았다. 이후로도 신용보증기금(신보)에 대해서는 예산 편성권만 쥐고 있을 뿐 감독권은 금융위원회에 그대로 두고 있다.

특히 중기부는 신용보증기금 이관을 요구하며 신보와 기보의 업무가 중복돼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신보가 금융시장 안정, 신용 인프라 구축 등 ‘금융 역할’을 하고 있지만 보증 공급 업체 중 99% 이상이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만큼 중소기업 보호·육성 정책을 총괄하는 중기부로 이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보도 완전히 흡수해 기보와 '통합'을 해야 한다는 게 중기부 쪽 주장이다. 하지만 금융위가 감독권을 갖고 있어 이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박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효율적인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체계 연구’에 따르면 신보와 기보의 자금 지원은 과학기반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 등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중첩되는 경향을 보였다. 제조업종 중복지원은 여전히 20% 내외에 이르며 지식서비스업의 경우 중복지원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출처=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박사가 2020년 9월 발표한 ‘효율적인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체계 연구’ 보고서.

실제로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신보와 기보의 이원화로 인한 혼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에 대한 '찬성' 여론도 커지는 양상이다.

중소기업은 신보와 기보 중 한 곳에서 보증을 받은 경우 다른 기관에서 거래를 할 수 없다. 다른 쪽으로 이동하려면 기존 보증을 전액 상환하고 다시 보증을 신청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실제로 신·기보 간 전환보증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양 기관 경쟁으로 정작 정책 수혜 대상인 기업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정책금융기관들이 유사한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중복·과다 쏠림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들 간 협조와 연계가 부족해 종합 금융서비스 공급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기부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신속하고 효율적인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중견기업에 비해 경기변동에 따른 유동성 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정부 혁신성장정책의 핵심 플레이어인 중소기업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기보의 중기부 이관 이후 정부정책과 금융지원 간 연계 강화 추세 역시 중기부로의 일원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9월 신보를 중기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신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다시 한번 논의에 불을 지핀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신보의 보증공급 업체 중 99% 이상이 중소기업이고 △신보의 설립 목적이 본래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하여 기업의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며 △보증기관 간 역할분담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지원에 비효율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신보를 중기부로 이관해 보증기관 관리체계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올해 법안 통과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더벨과의 통화에서 “정무위원회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면서 다소 잠잠한 상황이지만 본회의 통과까지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기부 역시 중소기업 정책 보증을 통한 자금 유동성 확대 등을 위해 신보의 이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다 적극 외치고 있다. 정책보증 관리체계 일원화를 통해 효과적인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중기부가 직접 이관 논의를 꺼낸 적은 없지만 중기업계를 통해 의중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신보법 개정안 발의 과정에서 중기업계와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가 중소기업 신용공급이라는 목적사업 외에 시장안정특별공급, 시장안정 P-CBO 등으로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보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회사채 인수지원, 시장안정특별보증, 연간 2조원 규모의 SOC 보증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시장개입 목적과 시한을 명확히 설정해 방만 운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평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관련해 7500억 달러(약 838조원) 규모의 한시적 회사채 매입 기구를 설립하고 미 재무부와 연준이 보증과 대출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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