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JB금융, 당국 우려에도 삼양사 측근 이사진 고수이사회 견제기능 강화 경영유의 불구, 신임 이사 후보도 '최대주주 사람들'
김현정 기자공개 2021-03-04 07:21: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가 임기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및 비상임이사 자리에 이번에도 최대주주 삼양사 측 인물들을 채우기로 했다. 이사회 내에 삼양사의 영향력이 과도해 보여 우려된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굽히지 않은 모양새다. OK금융그룹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 때문에 이사회 지배력을 '굳히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JB금융은 이달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2명과 비상임이사 1명에 대한 ‘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에 이사회에 새롭게 입성할 이사는 김지섭 비상임이사와 성제환 사외이사다. 2019년 3월부터 활동해 임기가 만료될 유관우 사외이사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2년의 추가 임기를 받을 예정이다.
우선 김지섭 비상임이사는 윤재엽 비상임이사의 후임이다. 윤 이사는 삼양사의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사장이고 김 이사는 삼양홀딩스 부사장이다. 김 신임 이사는 삼양홀딩스에서도 윤 이사의 뒤를 이어 CFO에 오른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JB금융에서도 윤 이사의 자리를 잇게 됐다.
이번 비상임이사 선임 시도가 유독 관심을 끄는 건 JB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측근 이사진'으로 인한 이사회 견제 기능 약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란 점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JB금융에 '행정지도' 성격의 경영유의 7건과 개선사항 2건을 조치했고, 이 중 1건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비상임이사제도 견제장치 강화'에 관한 사안이었다.
비상임이사 선임 시 JB금융의 공익성 및 건전경영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적절한 견제장치를 마련하라는 게 골자였다. 비상임이사가 대주주 등 특정 집단의 이해만을 고려해 JB금융 또는 금융소비자의 이해가 상충되는 의사결정을 내려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우려에서 내놓은 권고안이었다.
사실상 삼양사 추천으로 선임되는 비상임이사가 이사회에서 제 구실을 못할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었다. 비상임이사는 '독립성'을 갖고 이사회 안건을 견제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 역할이다. 정작 JB금융은 당국 권고 후 처음으로 교체하게 된 비상임이사를 이번에도 삼양사 측 인사로 채우기로 했다.
더욱이 신규 선임될 성제환 사외이사 후보마저 삼양사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2018년~2020년까지 삼양사와 SK케미칼의 합작 화학사인 휴비스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당시 그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것도 삼양사 측이었다. 성 이사는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 이사와 JB문화공간 대표로도 활동하며 JB금융과 인연을 키워왔다.
두 신임 이사는 JB금융 이사회에 참석할 뿐 아니라 전임 이사들처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등 JB금융 내 여러 이사회내위원회에 두루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삼양사와 관련 있는 인물들이 여전히 JB금융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이번 인사에 대한 사유를 OK금융그룹의 '경영권 위협'에서 찾는 시선도 있다. 삼양사와 OK금융그룹은 지난해 지분율 다툼을 벌이듯 JB금융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9년 5월까지만 해도 OK금융그룹 계열의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JB금융 지분은 5.01% 수준이었다. 이후 지난해 4월 OK저축은행이 JB금융의 지분 1.96%를 확보하며 주주로 이름을 처음 올렸다.
작년 하반기 들어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OK저축은행의 지분매입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번갈아가며 9월 19차례, 10월에는 9차례에 걸쳐 JB금융 보통주를 사들였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오케이저축은행이 보유한 JB금융 지분율은 9.24%까지 올랐다. 당시 삼양사와의 지분율 차이는 1%포인트 차이도 되지 않았다.
삼양사 역시 적극적으로 지분매입에 돌입하며 경영권 방어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0.11%에서 12.68%까지 지분을 늘렸다. 현재 삼양사(12.68%), 수당재단(0.45%) 및 김윤 삼양그룹 회장(0.01%) 등 우호지분은 총 13.14%다.
JB금융 고위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이 JB금융 지분율 확대를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하는 만큼 삼양사나 JB금융 측에서 딱히 지분 매입을 막을 이유는 없었다"며 "다만 너무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것을 놓고 지난해 말에는 의구심의 시선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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