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사설인증서 경쟁]진옥동 신한은행장의 SOL 활용 철학 '고객이 왕이다'⑥'다양성' 방점 인증기능 고도화, 통합인증솔루션 구축 추진
손현지 기자공개 2021-03-08 07:33:34
[편집자주]
은행권이 사설인증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공인인증서가 20년 만에 폐지되며 '전자서명' 사업 기회가 새롭게 열렸기 때문이다. '비대면' 사업 환경이 보다 확대되는 상황인 만큼 사설인증서 기술을 서둘러 확보하는 게 여러 모로 유리하다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아울러 비은행 신수익원 확보에 목이 마른 상황에서 사설인증서 사업은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사설인증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각 은행들이 과연 어떤 전략을 짜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앱 쏠(SOL)은 업계 뱅킹앱들 중에서도 본인인증 선택지가 넓은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출시한 '쏠 인증' 뿐 아니라 금융결제원이 관리하는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 금융인증서, 뱅크사인 등도 모두 제공하고 있다. 정식 사설인증서는 아니지만 바이오인증서, SOL패스, 모바일OTP 등 본인인증 서비스가 다채롭다.향후 자체 사설 인증서를 개발하더라도 대부분의 인증 수단들을 그대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IBK모바일인증서 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의 경우 KB모바일인증서 중심으로 점차 무게추를 옮겨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고객 중심' 철학이 반영된 정책이다. 고객들이 기호에 맞게 여러가지 로그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향후 다양한 인증 관련 편의서비스를 추가해 통합 인증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증사업 지출 비용이나 사업 진행 절차 전반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설인증 자체만으로 차별성을 갖기는 어렵다"며 "기존 신한 SOL의 간편로그인 방식을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고려한 최적의 인증 프로세스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쏠 플랫폼의 정체성 또한 '다양성 추구'다. 쏠은 2018년 출범 때부터 고객 취향에 따라 로그인 방법을 선택하는 차별화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간편 비밀번호부터 패턴, 바이오인증 등 다양한 서비스를 품고 출발했다. 당초부터 혁신적인 뱅킹 플랫폼이란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실제로 바이오인증서는 2017년 3월부터 도입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고객의 바이오정보(지문)를 활용해 인증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2017년 9월부터 도입된 모바일 OTP는 보안카드, OTP카드와 같은 실물 보안매체를 대신했다. 신한 SOL 인앱 방식으로 보안매체 기능을 대체했다.
신한은행은 이후로도 꾸준히 쏠의 본인인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별하게 인증사업을 하려는 목적이 아닌 그때 그때 고객의 편의에 귀기울여 업무별로 다양한 시도를 해온 점이 특징이다.
우선 2018년 8월에는 고객들이 빈번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편을 시작했다. 투자상품 거래부터 예적금 가입, 이체, 해지 등의 은행업무를 진행할 때 패턴이나 바이오인증, 이용자 ID, 페이스(Face) ID 중 하나를 선택해 본인인증을 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기존 보안매체나 공인인증서의 본인인증 과정을 대폭 간소화한 것으로 센세이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2월에는 안면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분증 촬영과 얼굴 영상 촬영만으로 비대면 실명확인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기존에는 영상통화 방식으로 계좌 미보유 고객의 신원확인을 진행했지만 이는 시간적 제약이 있었다. 상담원의 근무시간 외에는 처리가 불가능했고 고객대기시간도 길다는 불편함을 해소한 방안이었다.
2019년 5월에도 '쏠패스 인증'을 출시하며 변화를 도모했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에게 쏠을 로그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즉 쏠 가입자 증명으로 본인신원 확인을 가능케 한 셈이다. 이는 모바일뱅킹 고객들이 인터넷뱅킹을 사용할 경우 PC에 공인인증서를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방안이다.
작년 8월에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분산신원확인(DID)기술을 쏠에 도입했다. 분산신원확인 기술이란 스마트폰에 신원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한 후 개인정보 제출이 필요할 때 본인이 직접 개인정보를 선택해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신원 정보의 위변조 여부는 블록체인으로 검증한다.
비대면 2차 신원확인 절차(신분증 촬영 또는 통신사를 통한 본인인증)를 대체해 고객의 업무절차를 간소화했다. 쏠을 통해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고객은 증권·카드·생명 등 금융기관 거래 뿐만 아니라 생활편의 플랫폼에서도 신원확인 과정을 생략 또는 간소화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개발 중인 사설인증서도 기존 쏠이 꾸준히 쌓아온 인증기능들의 집약체가 될 전망이다. 한가지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범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접목시킨다는 점이다. 현재 쏠 인증은 쏠 플랫폼 내에서만 구현된다. 공인인증서처럼 MPKI 폴더에 따로 보관되거나 이동통신사 3사의 패스처럼 유심(USIM)에 보관되는 방식이 아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인증서의 실체가 따로 있기 보단 쏠 내에서 여러 인증 기능들을 구현해보며 발전시킨 상태"라며 "향후 이를 합친 통합인증솔루션을 만들면 비즈니스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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