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은 느리다. 변화무쌍한 유통환경 속에서도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속도전에도 편승하지 않고 오랜기간 준비한 ‘더현대서울’을 개점하며 중장기 경영전략을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최근 이베이코리아가 화두로 떠올랐다. 쿠팡의 모기업 미국 쿠팡 Inc가 미국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을 추진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다. 쿠팡의 화력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에 유통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다만 현대백화점은 인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미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서봐야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여의도에 초대형 오프라인 점포 더현대서울을 개점시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물론 현대백화점도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내 각 계열사가 주력 사업에 맞는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다. 패션업 한섬 ‘더한섬닷컴’, 가구업 현대리바트 ‘리바트몰’과 현대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더현대닷컴’, ‘현대식품관 투홈’이 있다.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롯데온과 쓱닷컴으로 통합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유통 대기업들이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고 대응 방안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현대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오프라인 점포 확장 등 기존 사업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사와 차별화돼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유통 환경이 변화해나가는 방향과는 달라 이목이 집중됐다. 느리지만 신중한 현대백화점의 ‘뚝심 경영’이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이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나름의 확실한 이유가 있다고 얘기한다. 2016년 여의도를 새로운 ‘핫스팟’으로 키워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와 달리 느리지만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중장기 전략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는 경영철학이다.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현대백화점은 2016년 철수한 코엑스몰을 대신할 곳을 물색하면서 여의도를 낙점했다. 대형 백화점 사업자로서 유통 강자의 면모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임대료 절감과 함께 새로운 상권을 개척해 신규 수익을 발생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더현대서울의 연간 임대료는 기존 코엑스몰보다 200억원이나 적다.
이러한 행보는 마치 정중동(靜中動)을 떠오르게 한다. 고요함 속에 움직임이 있다는 의미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목적을 향해 점차 나아가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의 정중동과 뚝심 경영의 결과가 더현대서울의 성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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