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디지털 시프트]자산관리 패러다임 전환, 키워드는 ‘디지털’[총론]전사적 과제로 부상, 디지털-WM 시너지 극대화…자체 플랫폼·특화상품 출시 ‘눈앞’
이민호 기자공개 2021-03-19 13:20:37
[편집자주]
금융회사들이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을 디지털로 옮기고 있다. 지점 축소 대안으로 시작된 디지털 자산관리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비즈니스 활성화와 맞물리며 전사적 사업모델로 자리잡았다. 금융회사들은 자산관리와 디지털 부문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온라인 특화 서비스까지 내놓고 있다. 더벨이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현황과 조직 변화, 상품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사들의 디지털 자산관리 선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디지털과 자산관리 부문의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해 컨트롤타워 설치와 조직개편을 단행, 전담 실무조직도 출범시켜 콘텐츠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자체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및 세무 상담을 넘어 디지털 특화상품 판매로까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넓히려는 의도다.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에 대비해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강화에도 팔을 걷었다.
◇’디지털 전환’ 전사적 추진…디지털-자산관리 조직 시너지 겨냥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자산관리 강화를 기치로 자산관리와 디지털 조직 체계에 변화를 주고 있다. 디지털 확대는 최근 수년간 비용 절감을 위해 단행된 지점 축소의 대안으로 추진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대응이 일반화되면서 전사적 목표로 확대됐고 기존 매스 고객을 넘어 고액자산가 고객 대상 프리미엄 서비스로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디지털 자산관리 조직에서의 변화는 큰 틀에서 전사적 컨트롤타워 구성과 전담 실무조직 신설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금융사들은 디지털 자산관리를 추진할 전사적 정규 또는 비정규 조직을 출범시켰다. 이는 디지털 사업 특성상 관련 조직이 기존 편재에서는 그룹 또는 부문별로 산발적으로 분포해있어 이들 조직을 한 데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추진과제에서 각 그룹의 협업을 지원하는 DT(Digital Transformation)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영업/디지털그룹 산하에 배치돼있지만 부행장급 임원이 책임을 맡아 실제로는 은행장 직속으로 작동하는 조직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디지털그룹, 자산관리그룹, 개인고객·카드사업그룹을 중심으로 23개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전행적인 테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했다.
세부조직 구성에서도 디지털 강화에 맞춰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과 자산관리 조직의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것이 개편 방향의 핵심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리테일그룹과 자산관리그룹을 통합하면서 기존에 디지털 사업을 담당하던 미래금융그룹도 미래금융본부로 개편해 통합그룹 산하로 배치했다. 디지털 조직을 리테일·자산관리 그룹의 일원화된 체계로 편입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통합그룹명도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변경해 디지털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큰 틀에서의 디지털 자산관리 방향을 실제 콘텐츠 개발로 연결시키는 전담 실무조직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조직은 현재 자산관리 관련 비대면 상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금융상품 판매로도 활동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들어 신설한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디지털 전담 자산관리 부서로 지정해 부동산·세무·자산관리 전문인력뿐 아니라 비대면 전용 펀드·신탁·개인형IRP 상담직원을 배치했다.
◇자체 플랫폼 개발 본격화…특화상품 공급 추진
태동기에 들어선 디지털 자산관리는 아직 넓은 저변의 콘텐츠를 확보하지는 못한 단계에 있다. 대부분 금융사는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 이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은 다양한 외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이벤트성 비대면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프라이빗뱅커(PB) 대면 상담이 어려워지면서 개최 빈도가 잦아진 비대면 세미나는 고객의 부동산 및 세무 상담을 중심으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유효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자체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면 자산관리 콘텐츠 대부분에 대해 디지털로의 전환이 추진되면서 여기에 최적화된 자체 플랫폼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나은행은 올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인 하나원큐에 부동산 및 세무 상담이 가능하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추가했지만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초개인화를 시도한 신규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고객 개인별로 맞춤형 플랫폼이 구축되면 현재 집중된 단순 상담을 넘어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비예금상품 판매를 통한 비이자수익 창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나은행이 하반기 론칭할 신규 플랫폼에는 펀드 다면분석 등 펀드 중심의 서비스를 구축할 방침이며 IBK기업은행도 하반기 오픈할 개인자산관리 시스템에 포트폴리오 설계 서비스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이외에 디지털 특화상품도 공급해 고객 저변을 넓히는 데 집중한다. 금리를 우대하는 기본적인 구조의 상품에서부터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펀드 등 비예금상품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대면 판매상품 소비자보호 강화 대두…대면상품 동일기준 적용
비대면으로도 금융상품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의 강화도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금융사들은 기본적으로 비대면 자산관리에도 기존 대면 자산관리에서의 금융소비자보호 체계를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2019년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그해 11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금융사들은 대대적인 자산관리 내부통제 강화 작업에 착수했다. 대부분 금융사가 이번달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상품위원회를 임원급 심의기구로 강화하고 판매 이후 사후관리 시스템도 보강하는 등의 형태로 정비를 속속 완료하고 있다.
은행업권은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9월 제정한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 등을 기본으로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손질하고 있다. 여기에는 펀드 신규 가입시 전문상담원이 화상상담과 해피콜을 진행하는 등의 절차가 포함된다. 증권업권의 경우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6월 제정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제조 및 판매에 관한 표준영업행위준칙’ 등을 참고하고 있다. 비대면 판매상품에 대해서도 리스크관리 전담팀과 사후관리 전담팀이 개입하는 등 대면 판매상품 수준의 안전장치를 보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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