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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점유율 '말석'으로 밀린 교보신탁, 반등은 언제?⑩2013년 이후 첫 역성장…담보신탁 축소, 책준형·차입형 확대로 사업 재편

고진영 기자공개 2021-03-25 10:48:0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7년 만에 처음으로 외형이 뒷걸음질한 교보자산신탁이 점유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뒤를 바짝 추격하던 코리아신탁에 자리를 내주면서 시장 점유율이 기존 신탁사 중 가장 끝단으로 내려앉았다.

회사 측은 사업 구조를 대거 개편해 반등의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그간 담보신탁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고수해왔으나 지난해 처음 책임준공형과 차입형 토지신탁에 진출하면서 공격 경영 태세로 전환했다.

교보자산신탁은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11위에 그쳤다. 신규 신탁사 3곳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순위다. 2020년 매출이 전년(713억원)보다 17.74% 떨어진 586억원에 불과해 코리아신탁의 추월을 허용한 탓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약 220억원으로 39% 급감했다. 업계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실적 후퇴의 배경에는 주력인 담보신탁사업 축소가 자리잡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2019년 담보신탁 보수로 323억원을 벌었지만 지난해는 243억원을 기록해 24.6% 이상 줄었다. 담보신탁 보수가 감소한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원인은 복합적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 등으로 담보신탁 시장이 타격을 받은 데다 의도적으로 관련 수주를 조절하기도 했다. 담보신탁 수주가 너무 축적되다 보니 내부 관리업무 부담이 지나쳐 관련 인력이 갈수록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탁보수에서 담보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0.71%에서 2020년 49.96%로 20%p 가까이 감소했다.

이렇게 아낀 영업력은 책준형 신탁과 차입형 신탁으로 돌렸다. 실제 교보자산신탁의 토지신탁 보수는 2019년 157억원에서 220억원으로 39.85% 크게 뛰었다. 전체 신탁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 이상으로 약진했다.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경영 기조다. 교보자산신탁은 2001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50%씩 지분을 보유한 이후 줄곧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펼쳤다. 차입형 개발신탁이나 책임준공형 신탁 등 비교적 수익성 좋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담보신탁, 관리신탁등 안정성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특히 담보신탁 분야에서는 시장 지위 1위로, 수수료수익의 절반 정도를 담보신탁 보수가 지탱하고 있었다. 담보신탁은 부동산을 부동산신탁사에 맡긴 뒤, 받은 수익권증서를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형태이다 보니 토지신탁에 비해 리스크가 거의 없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낮은 만큼 마진도 미미한 담보신탁 중심의 사업구조는 곧 한계를 드러냈다. 교보자산신탁은 꾸준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 중인 경쟁사들에게 점유율이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매출 기준 점유율이 업계에서 8위였던 교보자신신탁은2019년 10위로 내려앉았고 지난해는 성장세가 꺾이면서 기존 신탁사 11개 중 가장 낮은 점유율에 머물렀다.

도약의 발판이 필요해진 교보자산신탁은 차입형과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등으로 진출을 별렀다. 2019년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전부 확보해 교보자산산탁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게 경영 기조를 바꾼 전환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9년만 해도 토지신탁 보수는 담보신탁 보수의 절반에도 채 못 미쳤으나 이제 격차가 2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사업구조 역전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업력을 책준형 토지신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보신탁이 수주와 동시에 영업수익으로 인식되는 반면 토지신탁은 사업이 진행돼야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지신탁 중심의 매출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수주상황을 보면 교보자산신탁은 지난해 4월 경기 수원시 호매실지구 내 복합상가 신축 사업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면서 책준형 토지신탁의 첫 수주고를 올렸다. 지역별로는 경기와 수원 등 수도권이 대부분이고 이밖에 세종시와 대구 등 지방거점도시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주한 사업들은 추후 공정 진행에 따라 약 2~3년 정도 매출에 기여하게 된다.

차입형 신탁의 경우 작년 12월 첫 수주에 성공했고 이달 초에도 충남 천안시에서 300억원대의 대규모 일감을 따냈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수주한 사업들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현재는 공백이 있는 구간"이라며 "어느정도 규모가 쌓여야하기 때문에 반등의 시점을 정확이 점치기는 어렵지만 토지신탁 중심의 사업전략을 계속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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