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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성과평가]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디지털페이먼트사 도약 견인디지털프로세스 도입, 수익성 하락 방어…데이터사업 등 신사업 발굴 지속

손현지 기자공개 2021-03-26 07:47:3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은 2019년 취임과 즉시 큰 위기를 맞이했다. 카드 업계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실적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비용절감에 올인하며 위기를 넘기는 데 집중했고, 덕분에 지난해 가까스로 평년 수준의 순이익 실적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렇다 할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 속에서도 그가 이룬 상당한 공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 심혈을 기울인 디지털 전환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토대로 영업부터 마케팅, 전산 등 전 업무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수익성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도 이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를 끌어올린 덕분이다.

◇비용절감 통한 수익성 방어, 자산건전성은 '열위'

하나카드는 CEO의 성과 측정 지표로 재무지표(당기순이익, 연체율, NPL비율, CIR)와 비재무지표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비재무지표는 중장기전략과 경영계획을 고려해 매년 세부항목을 정하는 방식이다. 작년에는 디지털페이먼트사로의 도약이 중점 과제였다.

장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19년 반토막난 순이익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당기순이익이 560억원으로 전년 1061억원 대비 급감했다. 신용카드업계의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카드업 본연의 결제부문 업무에서의 이익창출력이 감소한 탓이다. 2018년 2월부터 적용된 최고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성장을 제한하는 대출 총량 규제 또한 수익성에 부담을 안겼다.

그러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다시 평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2020년 당기순이익은 1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563억원 대비 174% 가량 급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125억원으로 전년동기 770억원에 비해 무려 176% 증가했다. 부수업무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 등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작년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비결은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비용절감' 노력이다. 장 사장은 이익 보전을 위해 카드비용은 최소로 줄여 수익성 하락 방어에 나섰다. 실제로 1년 새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였다. 하나카드의 판관비는 2019년 2983억원에서 작년 2269억원으로 줄었다. 그 외 브랜드비나 카드승인매입비도 감축했다.

동시에 수익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자산 재조정에 나섰다. 여신성자산인 카드대출 취급액을 확대했고 대신 신용판매 자산은 줄였다. 신용판매 자산은 지난 1년간 11.8% 줄어든 3조2148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결제실적 감소와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가맹점수수료수익 규모는 축소됐지만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수익은 되레 증가했다.

다만 자산건전성 부문에서의 평가는 미흡하다. 작년 9월 말 기준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1.6%로 업계 평균인 1.4% 보다 높다. 또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 또한 1.5%로 업계 평균(1.1%)를 웃도는 수준이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사전에 적립해둔 충당금도 적은 편이다. 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실질 연체채권)은 209%로 업계 평균인 222.6% 보다 낮다.

최근 잠재부실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불안요소로 꼽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나 저신용자 등 부채상환 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최근 신용위험이 높은 카드대출자산을 대폭 늘린 여파로 부실 여지가 커졌다. 여신성자산은 일시불·할부 등 신용판매자산(Credit Sales)에 비해 경기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비재무 평가요소 '디지털페이먼트사 전환' 준비 착착

다만 비재무적 요소인 디지털 성과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데이터·디지털 역량강화를 통한 미래혁신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다. 장 사장은 취임 초 부터 그룹의 미션을 이해하고 ‘디지털 페이먼트사로의 전환'에 주력했다. 매달 디지털영업추진회의를 직접 주관하며 회의방식, 내용 등을 직접 점검했다는 전언이다. 기존 가맹점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

장 사장은 사실상 영업통보다는 전략통에 가깝다. 카드업계에서의 실무 경력은 미미한 편이다. 정통 '하나'맨으로 은행과 증권, 지주를 두루 거쳤다. 과거 한국투자금융으로 입사한 뒤 30여년간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미래금융그룹, 웰리빙그룹과 하나금융투자 WM그룹 등을 총괄하며 금융관련 업무를 두루 익혔다. 하나금융지주에서는 그룹전략총괄 등을 경험한 만큼 누구보다 그룹의 미션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영업지원 중심의 디지털사업본부를 뜯어고치는 일이었다. 신성장R&D사업본부를 신설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는데 주력했다. 악화된 영업환경 속에서 하나카드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향성을 만들어나갔다.

내부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 유니버시티(HDU)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단순히 외부 강사를 초청해 단편적인 교육을 받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 역량을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과정을 꾸렸다. 빅데이터 전문가와 디지털 비즈니스 전문가 과정 중 하나를 골라 단계별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 전반에 디지털프로세스를 적용시켰다. 인공지능(AI), 챗봇,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RPB) 등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신용카드 유지·발급 등 과정에서 업무 비용을 줄이고 벤(VAN)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비대면 모집채널을 확대해 모집인 비용도 절약하는 등 체질 개선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다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는 신수익원 발굴에도 한창이다. 고객정보를 토대로 하는 업황 특성상 빅데이터 마케팅에도 상당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하나카드는 아직까지 디지털사업을 위한 프로세스 구축만 했을 뿐 이렇다할 성과는 많지 않다는 평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그간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올해부터는 이종산업 데이터 결합 사업이나 데이터 유통 사업, 구독경제 서비스 등 하나카드의 미래 먹거리 고민의 결과물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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