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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늘린 천랩, 신약개발 속도내나 상장 8개월 후 300억 CB 발행…120억 장기 차입도

이아경 기자공개 2021-03-26 07:40:29

[편집자주]

바이오회사 입장에서 IPO는 빅파마 진입을 위한 필수 관문이다. 국내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창업자에겐 놓치기 어려운 기회다. 이 과정에서 장밋빛 실적과 R&D 성과 전망으로 투자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전망치는 실제 현실에 부합하기도 하지만 정반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IPO 당시 전망과 현 시점의 데이터를 추적해 바이오테크의 기업가치 허와 실을 파악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0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랩은 코스닥 상장 후 외부 차입 및 전환사채 등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분석 플랫폼 및 식품 관련 헬스케어 분야 등으로 발을 넓히며 수익 창구도 다각화했다. 올해는 끌어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상장 당시 내세웠던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기반 신약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천랩의 부채총계는 389억원으로 2019년 29억원에 비해 10배 넘게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9%에서 112.7%로 급증했다. 자산총계는 약 734억원으로 전년보다 117.4%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전환사채(CB) 발행에 따른 결과다. 천랩은 신약개발 임상 비용 및 연구개발비, 운영경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온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총 30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또 작년 1분기에는 부동산을 담보로 120억원을 차입했다. 연 이자율은 2.58%, 만기는 2023년 9월이다.

2019년 12월 코스닥 입성 당시 천랩의 공모자금은 기대치보다 크게 낮았다. 당초 희망 공모가는 6만원 이상, 공모금액은 최소 270억원 이상을 예상했으나 최종 공모가는 4만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금도 177억원에 그쳤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천랩은 CB 등으로 추가로 자금을 모으면서 신약개발을 위한 시설투자 등을 단행했다. 안정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R&D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말 230억원 규모의 강남구 소재 건물을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판교에는 신약개발연구소를 설립했다. 작년 말 기준 공모금에선 128억원, CB 자금 중에선 191억원을 지출했다.

현재 천랩은 독자 발굴한 장내 미생물 생균을 이용해 장 질환, 간 질환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다. 연내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내년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에서 명시했던 계획과는 1년 정도 지연된 일정이다.

천랩 관계자는 "임상시험계획 제출에 앞서 유효성 측면도 고려해 데이터를 더 쌓고 있다"며 "내년 초에 임상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은 목표치보단 낮지만 매출 자체는 성장 중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비가 늘어나면서 각각 85억원, 88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천랩의 매출은 대부분 미생물 유전체 기반 생명정보 플랫폼 및 솔루션에서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부동산 수익이 추가됐다. 앞선 건물 매입에 따른 것으로 약 3억원의 임대 수익이 발생했다.

올해는 식품 개발 및 제조,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했다. 장내 미생물 특화 식재료를 직접 선정해 꾸러미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더욱 본격화하려는 차원이다. 농산물 외에 것들을 더욱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매출 개선 노력에도 주가는 하락세다. 작년 3월 1만원대로 미끄러진 주가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출시한 6월과 CJ제일제당과 신약개발 관련 MOU를 맺은 12월 말 전후로 고점을 찍었으나, 연초 이후 다시 3만원대로 낮아졌다. 이에 따른 CB 전환가액도 5만2094원에서 3만4800원으로 조정됐다.

최대주주는 천종식 대표이사로 상장 전과 동일한 주식 수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인해 발행주식총수가 증가하며 지분율만 23.22%에서 19.99%로 감소했다. 중국 분자진단 기업 라이프리버(Shanghai ZJ Bio-Tech)도 동일하게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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