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펀드 1.8조 '자금몰이', 소프트클로징 '속출' KTB·에셋원운용 수천억 모집…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두각
이효범 기자공개 2021-03-31 08:06:5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공모주펀드에 조단위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호황이 예상되는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특히 KTB, 에셋원자산운용이 특색을 살린 공모주펀드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급격한 자금 유입으로 소프트클로징에 돌입하는 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공모주펀드 5조 돌파…'설정액 1000억' 넘는 대형펀드 '우수수'
theWM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공모형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5조724억원으로 나타났다. 총 40개 운용사가 설정한 770개 펀드로 모집한 자금이다. 2020년말 기준 설정액 3조2377억원과 비교해 연초후 공모주펀드에 1조8347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최근 5년간 연말 기준으로 공모주펀드 설정액이 5조원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2016년말 4조6099억원으로 불어났다가 이듬해인 2017년 다시 2조원 대로 내려 앉았다. 공모주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2020년말 3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한 해 동안 공모주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채 1조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1분기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뭉칫돈이 유입됐다. 그만큼 공모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컸던 셈이다.
최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장의 예상대로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시장에 데뷔했다. 이달 초 진행된 수요예측에 1000조원 넘는 자금이 몰리며 1274.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63조6198억원이 몰렸다. 역대 최대 IPO 청약 증거금 규모다.
국내 공모주펀드 가운데 지난 26일 기준 설정액 1000억원 이상(운용펀드 기준)인 펀드는 10개 이상이다. 올들어 이 펀드들에 유입된 자금만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는 KTB공모주10펀드[채권혼합]이다. 설정액은 2867억원으로 연초후 2234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KTB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KTB블로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채권혼합]도 운용 중이다. 이 펀드 설정액은 3097억원에 달한다. 또 KTB공모주하이일드펀드[채권혼합] 설정액도 2234억원으로 공모주펀드로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운용한다.
에셋원자산운용도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총 5개 운용한다. 여기에 1000억원 미만 펀드를 포함할 경우 운용규모는 1조원 가량이다. 설정액이 가장 큰 펀드는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4[주식혼합-파생형]으로 설정액은 2514억원이다. 2020년말 대비 1494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외에도 DGB공모주플러스펀드1(채권혼합)과 신한공모주&밴드트레이딩30펀드[채권혼합]의 설정액은 각각 2379억원, 1368억원이다. 전년말 대비 각각 1007억원, 1059억원을 모집했다. 유진챔피언공모주펀드1(주식혼합)과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펀드[채권혼합]도 올들어 927억원, 785억원을 모아 설정액을 각각 2200억원, 1653억원으로 불렸다.
◇에셋원·유진·DGB 공모주펀드 '소프트클로징'…옥석가리기 시작되나
올초부터 공모주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소프트클로징에 돌입하는 운용사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다수 사례는 적절한 운용규모를 유지하거나, 기존 인력과 운용체계에 한계를 느끼고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다.
에셋원자산운용은 지난 2월 초 코스닥벤처펀드 대부분을 소프트클로징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기존 펀드의 운용전략과 리스크 등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운용 인력을 확충하는 내실다지기에 돌입했다. 향후 신규펀드 설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유진자산운용도 이달 8일 주력인 유진챔피언공모주펀드에 대한 소프트클로징을 선언했다. 최근까지 펀드설정액 2000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유지하고 있다. DGB자산운용도 2300억원 수준에서 소프트클로징을 실시하고 운용에 주력하고 있다.
KTB자산운용도 일반공모주펀드인 KTB공모주10펀드를 이달 초 소프트클로징했다. 다만 공모주하이일드펀드 자금 모집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주력인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펀드 자금모집을 올해 초 다시 시작했다가 급격한 자금 유입으로 2월말께 소프트클로징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펀드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트랙레코드가 양호한 공모주펀드 가운데 소프트클로징에 돌입한 펀드들이 많아 고객 수요에 적합한 상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성과에 따라 공모주펀드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모주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한 펀드에서는 급격한 자금유출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공모주펀드에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소프트클로징이 일어나고 있지만 환매가 자유롭기 때문에 언제든지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며 "향후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공모주펀드의 성과가 이같은 자금유입세를 이어가는데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공모주펀드들은 올들어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코스닥벤처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을 유일하게 두자릿수로 내고 있는 펀드는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펀드[주식혼합-파생형]다. 해당 펀드의 수익률은 12.55%에 달한다. 또 에셋원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펀드 1, 2, 3호 수익률이 모두 5~10% 사이에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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