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더벨 경영전략 포럼]"ESG 반영한 투자 지속 증가, 기업 주가에도 영향 불가피"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 "정성적 지표 정량화 노력 지속, '그린워싱' 경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31 09:26:1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ESG를 포함한 인덱스가 수익률로 보면 성과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온다. 아직 실증적 증거는 없지만 ESG가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ESG를 반영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대표이사(사장·사진)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에서 열린 '2021 더벨 경영전략포럼'에서 '기관투자자 관점에서의 ESG 투자'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포럼의 주제는 '생존의 시대, ESG에서 답을 찾다'였다.
박 사장이 블룸버그에서 인용한 'ESG지수와 일반지수의 3년 누적 수익률 비교'에 따르면 전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은 31%(MSCI지수)와 32%(ESG리더스MSCI지수)로 엇비슷했지만 미국은 47%대 49%, 유럽은 5%대 11%로 ESG지수가 크게 앞선 모습이었다. 유럽이 환경문제 등에 대해 더 적극적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ESG가 기업의 가치에 실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ESG투자와 일반투자간 뚜렷한 성과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다. 위의 사례 역시 다른 변수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추후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돼야 하고 추가적인 데이터 누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하지만 ESG 반영 여부에 따라 주가가 내리거나 오른 사례도 있다. 예시로 든 건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 주주들이 주총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으나 회사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분을 내다 팔았고 주가가 2019년 70달러선에서 2020년 4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덴마크 국영 석유기업 '동에너지'다. 과거 북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했으나 2017년 석유사업부를 매각하고 친환경 해상풍력 발전에 집중하는 회사로 사업을 변경했다. 그러자 2016년 270크로네 안팎에 머물던 주가가 2020년 4배 이상 오른 1100크로네까지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한다.
박 사장은 "ESG가 기업경영의 장기성과에 영향을 준다는 시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환경 문제 등이 인류 존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인식이 늘어나고 있고 각국 정부와 국제 기구들이 적극적 규제책을 마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이 ESG투자를 진행할 때 ESG 기회와 리스크를 어떻게 평가해 반영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가는 배당을 적절한 할인율로 나눈 것"이라며 'P=D(1+g)/(RFR+RP-g)'라는 등식을 제시했다. P는 '주가' D는 '배당', g는 '성장', RP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ESG 리스크가 큰 기업은 부정적인 사건이 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게 반영한다. 반대로 ESG를 잘해 회사를 보는 시각이 개선되고 기업가치에 영향을 준다면 g가 올라가는 형태다. 박 사장은 "좋은 배당정책과 성장, 정책 투명성 등이 이 부분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ESG에 점점 초점을 맞추다보니 정성적 지표를 정량화 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과 관점이 계속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경(E)'은 △탄소배출량 △기후변화영향△오염 '사회책임(S)'은 △공급사슬 △차별/다양성/인권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배구조(G)'는 △집중투표제 △경영진 보수 △주주권리 등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최근 가장 '핫'한 주제는 포용과 다양성"이라며 "차별하고 있는 기업, 다양성을 수용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 S가 과거 노동자 처우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광범위한 사회적 이슈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SG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졌다고도 했다. 실제로 최근 기업들은 지속가능리포트를 발간하고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ESG 관련 조직을 만들고 ESG를 적극 경영에 반영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심지어 ESG를 '형식적'으로 하고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ESG 지표를 개발하고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 공표한다.
박 사장은 "ESG경영을 하는 척만 하는 걸 '그린워싱'이라 한다"며 "투자자들은 의식을 갖고 기업을 지켜보고 있다. 기업들이 반드시 신경써야 하는 요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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