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사업부문제→시너지협의체 전환 6부문제 폐지 후 '총괄' 형태만 유지, 부회장 라인업 재구축 여파
손현지 기자공개 2021-04-01 07:36:4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1일 13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매트릭스(사업부문제) 체제 전환 실험을 포기했다. 무려 5년만에 부활시켰던 부문제를 1년만에 되돌리면서다. 주요 사업부문을 담당하던 이진국 전 부회장이 물러난 점 등이 매트릭스 체제 전환 무산을 불렀다는 분석이다.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에 운영하던 '부문제'를 전면 폐지했다. 올 초까지 존재하던 WM·IB·연금신탁·자본시장·글로벌·디지털부문 등 총 6개 부문을 모두 없앴다.
담당 임원들도 대거 변화를 맞이했다. 부문제가 사라지면서 다른 계열사로 전출되거나 다른 직무를 맡는 형식으로 인사 이동이 이뤄졌다.
연금신탁부문을 맡았던 이원주 상무와 자본시장부문을 담당하던 홍용재 전무가 지주 라인업에서 빠지게 됐다. 겸직이 해제되면서 이 상무는 하나은행, 홍 전무는 하나금융투자 업무만 담당하게 됐다.
부문과 '총괄'이 모두 존재하던 글로벌 사업라인의 총괄 담당 임원도 변동됐다. 글로벌부문을 이끌던 이종승 전무가 글로벌그룹총괄(CGSO) 수장으로 이동했으며, 연쇄 인사로 기존 CGSO 역할을 하던 정중호 상무는 지주를 떠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WM부문(디지털리테일그룹)은 이를 이끌던 박성호 부사장이 하나은행장으로 발탁돼 이동하는 동시에 해체됐다. IB부문은 이를 이끌던 박지환 부사장은 지주 겸직이 해제되고 은행(CIB그룹)과 금투(IB1그룹) 소속으로만 CIB 업무를 담당하게 됐으며 역시 부문은 없어졌다.

하나금융은 금융지주 중 매트릭스 개념을 가장 일찍 시도했던 곳이란 점에서 이번 변화가 특히 눈길을 끈다. 오래 전부터 비즈니스유닛(BU)형태로 일부 사업라인에서 계열사 협업을 도모했다. 다만 2015년 하나은행과 KEB외환은행이 통합과 함께 자회사 중심으로 사업운영을 전환하면서 매트릭스 조직 형태가 사라졌다. 계열사간 협업 보다는 두 은행의 물리적·화학적 결합 작업을 우선순위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지난해 매트릭스 체제가 부활했다. 작년부터 '부문제'를 재도입하며 총 6개 핵심 협업부문(디지털, 연금신탁, IB, WM, 자본시장, 글로벌)을 지정했다. 이러한 전략변화는 코로나, 저금리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더이상 은행업 위주로만 영업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비이자수익원 발굴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계열사간 협업체계를 확대하기 시작한 셈이다.
'부문제'는 올해 초까지도 유지됐다.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6부문 11총괄 1실 1국 2센터 23팀 체제로 개편하면서 '부문'들을 그대로 살려뒀다. 조직의 규모를 키우고 특정 사업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키웠다.
하지만 조직개편을 실시한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추가적인 재편을 실시하고 '부문'을 모두 폐지했다. 이제는 부문 보다 상위 개념인 '총괄' 단위만 남았다. 총 11개의 총괄이 남아 부문 밑에 있던 팀을 일부 흡수했다. 계열사간 협업을 위한 지주 조직은 단순화됐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3명의 부회장 라인업이 변동된 게 매트릭스 폐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3명 부회장 체제는 유지하되 기존 라인업에서 이진국 부회장을 빼고 지성규 부회장을 새로 투입했다. 이 전 부회장은 총 4개의 부문(WM·IB·연금신탁·자본시장)을 맡고 있던 임원이다. 그를 지주 라인업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에 부문제도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함영주 부회장에 더해 이은형·지성규 부회장으로 라인업을 새롭게 꾸리면서 업무분장도 새로 했다. 기존 경영관리(함영주), 국내사업(이진국), 국외사업(이은형) 등 3가지로 업무를 분류했던 것과 달리 ESG(함영주), 글로벌(이은형), 디지털(지성규)로 업무 분장을 했다.
이에 따라 총괄 조직 배치도 일부 달라졌다. 기존 함 부회장이 관리하던 그룹인사총괄은 김정태 회장 직속으로 변경됐다. 함 부회장 소관 디지털·ICT총괄 업무도 지성규 부회장에게 이관됐다. 이은형 부회장 밑에 있던 그룹글로벌총괄과 글로벌부문(Global Innovation Center) 인력은 그룹글로벌총괄 밑으로 통합됐다.
신설된 그룹소비자리스크관리총괄(CCRO)도 이사회 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밑으로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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