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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1년 공들인 車소재 사업부 매각 무산 이유는 현대비앤지스틸 재무부담 컸을 듯...KCC 인수 후보 관심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05 08:27:0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LG하우시스와 현대비앤지스틸 모두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결국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맞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하우시스와 현대비앤지스틸은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 매각 및 인수를 위해 맺은 양해각서(MOU)를 해제하고 협상을 중단한다고 3월31일 공시했다. 두 회사는 1월26일 MOU를 체결하고 실사 및 협상을 진행해왔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향후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 1년 공들인 사업부 매각 수포로

LG하우시스는 한 달 뒤 LG그룹을 떠나 LX그룹으로 소속이 바뀐다. 당초 적자 사업부를 털어낸 산뜻한 출발을 꿈꿨으나 당분간 꿈을 접게 됐다. LG하우시스는 LG상사와 함께 LX그룹의 양대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다.

LG하우시스가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 건 2019년 말부터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말 구체적 인수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현대비앤지스틸과 함께 KCC가 유력 원매자로 떠올랐고 양쪽과의 물밑 접촉 끝에 올해 1월 현대비앤지스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G하우시스가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 매각을 추진한 배경으로는 사업구조 재편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이 꼽힌다.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는 2018년 이후 영업 적자로 돌아서면서 LG하우시스의 수익성을 깎아먹었다. 앞으로 투자도 많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계속 안고 가기엔 부담이 컸다.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는 2018년 88억원, 2019년 218억원, 2020년 453억원의 적자를 냈다. 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률은 1~3%대 중반으로 낮은 편인데 이 사업부를 빼면 5~6%대로 껑충 뛴다.

사업부 매각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LG하우시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84.9%로 1년 전보다 4.8%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자산 2조3854억원 중 부채가 1조5482억원이고 이 가운데 차입금은 9171억원이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에서 산업재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사업의 큰 축은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다. 주력 사업은 건축자재로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LG하우시스는 사업부 매각을 마무리하고 올해 건축자재 B2C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매각이 불발되면서 당분간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현대비앤지스틸,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현대비앤지스틸이 해당 사업부 인수를 검토한 건 결국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필요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스테인리스 강판을 생산하는 회사다. 스테인리스 강판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하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시급했다. 나머지 7%는 자동차 부품에서 나온다.

그러나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가 몇 년째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앞으로 자동차시장의 친환경차 흐름에 맞춰 대대적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자금 사정도 여유롭지 않다. 최근 3년 연결기준 매출은 6000억~7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꾸준히 300억원대를 내고 있다. 지난해 LG하우시스 해당 사업부의 적자가 453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를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396억원에 그친다.


◇KCC, 다시 인수후보로?

막판까지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KCC가 다시 인수를 저울질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CC는 LG하우시스와 사업영역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인수후보로 꼽혀왔다. KCC는 크게 건자재, 도료, 실리콘 사업을 하고 있다. KCC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매물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KCC가 인수 검토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낸 적은 없다.

여력이 될지도 미지수다. 미국 ‘모멘티브’를 인수한 여파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데다 아직까지 인수 효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어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KCC는 글로벌 실리콘업계 3위 기업인 모멘티브를 지난해 1월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총 인수금액만 30억달러에 이른다. 이 인수로 KCC의 주력사업도 기존 도료와 건자재에서 실리콘으로 바뀌었다. 실리콘 사업 매출이 늘면서 전체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수익성 지표는 매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KCC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조836억원으로 전년보다 86.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338억원으로 전년보다 0.5%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KCC의 부채총계는 2019년 말 4조원대에서 2020년 말 7조원대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10.7%에서 135.4%로 높아졌다. 앞으로 실리콘 사업의 실적 회복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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