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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반도체 쇼티지 점검]'IPO 시동' 트리노테크, 아이에이그룹 '계열분리' 공백 채울까②최근 세원·아이에이네트웍스 등 관계사 독립…기업가치 점증, 그룹사 효자 역할 기대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1-04-09 09:02:59

[편집자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수요예측 실패와 글로벌 시장 내 부족 현상으로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 역시 비상등을 켜면서 팹리스 등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센서칩 위주로 편중돼 있지만, MCU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력반도체 개발 및 생산기업 트리노테크놀로지(트리노테크)가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하자 모기업 아이에이그룹의 '황금알 낳는 거위'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아이에이그룹의 주요 관계사였던 세원, 인프라웨어, 아이에이네트웍스가 얽혀있던 지분을 정리, 특수관계를 해소하면서 별도의 그룹사(폴라리스그룹)로 계열분리했기 때문이다.

두 그룹은 세원을 연결고리로 사업적 협력관계를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별도 경영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이에 그룹사 내 전략에 따라 그동안 트리노테크의 경영권 변동이 잦았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은 만큼 사업 시너지와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원은 보유하고 있던 아이에이의 전환우선주(CPS)를 보통주로 전환 청구하고, 아이에이 보통주 1523만주를 단순투자 목적의 관계기업 투자자산으로 분류했다. 세원의 아이에이 지분율은 5.20% 수준이다. 동시에 아이에이 역시 세원, 아이에이네트웍스와 특수관계를 해소하면서 별개의 법인이 됐다.

앞서 아이에이는 지난해 세원이 보유하고 있던 트리노테크 주식 464만주를 127억원에 양수하고,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트리노테크 지분율은 50.66%다. 아이에이는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 트리노테크의 지분 51%를 약 20억원에 인수했다가 2019년 공동경영을 위해 지분 10%를 남기고 세원에 보유지분 280만주(41%)를 매각했다. 최근 계열분리를 통해 다시 원래의 주인을 찾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아이에이가 그룹사의 외형을 갖추는 과정에서 세원, 아이에이네트웍스(구 옵토팩) 등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 트리노테크의 지분을 활용한 측면이 있었는데, 계열분리가 이뤄지면서 트리노테크가 다시 원래 자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트리노테크가 아이에이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만큼 올해 양사 간 사업의 시너지가 선명해지고, 기업공개(IPO)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리노테크는 지난해 6월 신한금융투자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작업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화되면서 차량 전장용 반도체 및 모듈을 개발, 생산하는 아이에이와 국내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트리노테크의 밸류체인이 시장에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리노테크는 2008년 설립 이후 전력반도체 트랜지스터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오면서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했다.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에 이어 최근 저전력 고효율로 각광받는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제품이 자동차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동안은 산업용 및 가정용 디바이스 반도체 분야에서 매출액의 대부분을 올렸다.


기업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5년 아이에이는 트리노테크의 신주 370만주 가량(10%)을 2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540원 수준이다. 가장 최근의 양수도계약인 지난해 11월 세원과의 구주거래에선 464만주를 127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2740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4년 만에 다섯 배가량 기업가치가 상승한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국산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업가치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독일 인피니언(Infineon Technologies), 보쉬(Bosch) 등 글로벌 메이커가 독점하는 시장이다. 트리노테크는 국내 유일의 차량용 전력반도체 기대주임을 내세워 '소부장 특례상장'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트리노테크가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면 그룹사 멤버였던 폴라리스그룹 상장사(세원, 인프라웨어, 아이에이네트웍스)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봤다. 이미 그룹사 내에서 모회사 아이에이에 이어 가장 많은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트리노테느는 지난해 매출액 214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22%에 이르는 알짜회사다. 지난해 아이에이그룹 계열사들이 지분법 손실만 11억원 낸 가운데 홀로 분투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2017년 중국 장가항시정부와 JV(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반도체 설계기술 사용료 등 안정적인 매출처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2028년까지 트리노테크는 JV로부터 총 656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트리노테크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짐에 따라 상장 시 아이에이의 구주매출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아이에이는 트리노테크의 잇딴 증자에도 50.7%(555만주)의 과반 지분을 쥐고 있다. 2대주주인 윤종만 대표의 지분 25.4%(278만주)와도 격차가 크다. 이 때문에 신주 발행을 축소하고, 구주를 시장에 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소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산정받아도 주당 3~4배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트리노테크 관계자는 “지난해 주관사와 IPO 계약을 맺은 후 일정대로 기업공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안착해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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