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지배구조 개편]SK㈜, C&C 활용 중간지주 지배력 강화 가능성은하이닉스 자회사 전환 첫단추, 존속법인 사업 시너지 가능…가치평가 관건
최필우 기자공개 2021-04-20 08:23:0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후속 조치로 SK㈜ C&C를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인적분할로 의결권 있는 주식이 되는 신설법인(중간지주사) 지분을 존속법인(유무선 통신사)에 남긴 뒤 이를 SK㈜ 시스템통합(SI) 사업과 맞바꾸는 방식이다.이 안이 현실화되면 SK㈜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존속법인은 유무선 통신과 SI 사업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 다만 SK㈜와 한 몸인 SK㈜ C&C SI 사업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그룹사끼리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반발은 부담이다.

인적분할 후 추가 개편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건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인적분할에 나설 시 지속 불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SK㈜ 자회사간 모자 구조가 만들어져 당장 지주회사 요건에 저촉될 수 있고, 추후 SK㈜와 신설법인 합병 추진시 상호출자 구조가 된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전환된 존속법인의 신설법인 지분 11.7%를 후속 개편에 활용하는 게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속법인은 MNO, IPTV 사업이라는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신설법인이 M&A를 주도한다. 신설법인 지분을 시중에 매도할 정도로 현금이 급하지 않다.
결국 SK그룹 입장에선 자사주를 SK㈜의 신설법인 지배력 강화에 쓰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SK하이닉스를 SK㈜ 자회사로 만들어 M&A 규제에서 벗어나려면 언젠가는 SK㈜와 신설법인을 합병해야 한다. 지배력 강화가 전제돼야 합병도 가능하다.
SK㈜ C&C는 양사 합병에 앞서 SK㈜의 신설법인 지배력 강화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SK㈜가 SK㈜ C&C를 물적분할하고 이를 존속법인의 신설법인 지분과 맞바꾸는 딜이 가능하다. SK㈜ C&C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SK㈜의 신설법인 지분율은 4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진다.
SK㈜와 SK㈜ C&C가 지난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도 물적분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015년 합병한 두 법인을 다시 '1사 2체제'로 나눈 건 옥상옥 구조 탈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회사에 SI 사업을 넘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전문회사 전환을 선언한 SK㈜가 SI 사업을 남겨둘 명분도 부족하다.
어색한 동거 중인 SK㈜와 달리 유무선 통신사업을 하는 존속법인 입장에선 SK㈜ C&C의 자회사 합류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존속법인은 자회사로 남은 SK브로드밴드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B2B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SK㈜ C&C와 고객풀, 역량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이다.
SK㈜와 존속법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이지만 물적분할 후 비상장 상태가 되는 SK㈜ C&C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SI 사업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해 신설법인 지분과 맞바꾸면 존속법인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전문회사를 지향하는 SK㈜가 SI 사업을 끌어 안고 있는 건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구조"라며 "SK㈜ C&C를 분할해 SK텔레콤 존속법인에 넘기고 신설법인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이상적이지만 사업 가치 평가 과정에서 잡음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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