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끝' 日 롯데홀딩스, 신동주 '의결권' 변화 감지 광윤사 등 포함 33.48% 확보, 특별결의 사안 '캐스팅보트' 역할 부상
최은진 기자공개 2021-04-20 08:05:3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보유 중이던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상속이 마무리 됐다. 워낙 미미한 지분율이지만 생각보다 파장이 있을 수 있는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이번 상속으로 롯데홀딩스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광윤사 및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1/3을 넘어서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확보했다. 정관변경 등 2/3 이상의 의결권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에 있어 신동주 회장 측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게 된 셈이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사업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일본에서 과자사업을 하는 ㈜롯데를 비롯해 한국에 적을 둔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등을 거느린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지분도 2% 이상 보유 중이다.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다. 그러나 종업원지주회 및 임원지주회 등과 연합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실질적 경영권을 쥐고 있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형제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은 0.45%에 불과했다. 이 지분이 어떻게 분할됐는 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유족 가운데 신유미 씨가 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을 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홀딩스 지분 상속에서 제외됐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신동빈 형제와 신영자 씨가 부친의 지분을 나눠가졌다고 해도 0.15% 안팎의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4%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친의 지분상속이 그다지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칠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신동주 회장의 경우 미세하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데 주목된다. 이번 상속으로 신동주 회장 측이 보유한 지분율 30%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의결권 기준으로는 33%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확보하게 됐다.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과 없는 주식이 혼재 돼 있다.
그간 신동주 회장측은 직접 소유한 1.6%에 더해 광윤사가 보유한 28.1% 등 총 30%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과반에 도달하지 못해 종업원 지주회 등 그외 주주들을 압도할 수 없었다. 종업원지주회가 27.8%, 임원지주회가 6%, 관계사가 13.9% 등을 쥐고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이들과 협업하며 신동주 회장 측을 표대결로 밀어낼 수 있었다.
이번 상속에서 지분율은 소폭 확대됐지만 의결권이 기존 33.31%에서 33.48% 로 늘어난 데 따라 신동주 회장 측은 특별결의 사안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결의는 1/3 의결권만으로도 가결이 되는 반면 특별결의 사안은 2/3 이상의 의결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별결의 사안에는 주식발행이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관변경, 합병과 관련된 주식변경, 이사회 내 임원 해임 등이 포함된다. 한국에 있는 특별결의 사안과 다르지 않다.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사안에 대해 특별결의로 지정하고 엄격한 의결권 잣대를 들이댄다.
신동주 회장측이 33.48%를 소폭 넘어서는 의결권을 확보했다는 건 1/3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롯데홀딩스가 특별결의 사안에 포함된 의결을 진행할 경우 신동주 회장 측의 의결권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롯데홀딩스의 실세가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없다. 대부분 주총에서 진행하는 일상적인 건은 일반결의 사안이기 때문에 경영하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이사의 선임이나 일반적인 정관변경 등도 역시 일반결의 사안이다.
다만 롯데홀딩스 내 전횡을 하는 임원을 해임시켜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거나 합병 또는 영업양도, 감자 등을 추진해야 할 상황에서는 신동주 회장측의 의결권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회장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순간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상속이 끝난 건 알고 있지만 지분율이나 의결권 변화 등에 대해선 세부적으로 알 지는 못한다"면서도 "의결권에서는 소폭 변화가 생긴 건 맞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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