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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분석]'사람의 힘' SK㈜ 투자센터 움직이는 '키맨'②김양택·김무환·이동훈·신정호 센터장...추가 인재 영입도 활발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27 10:57:14

[편집자주]

1999년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이 허용된 후 지주회사 체제는 재계의 '표준'이 됐다. 제도 시행 후 20여 년이 흐르며 각 그룹의 지주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룹의 얼굴인 지주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취재했다. 각 그룹에서 지주사가 차지하는 의미와 지주사의 현금 창출구를 비롯해, 경영 전략, 맨파워, 주요 이슈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 투자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자금 투입과 회수 타이밍을 절묘하게 짚어내는 냉철한 분석력과 추진력이 곧 자산이기 때문이다. 좋은 투자처를 물색하고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인맥을 비롯한 네트워크의 힘 역시 막강하다.

SK㈜ 역시 예외는 아니다. SK㈜는 다른 지주회사와 달리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투자 관련 인력이다. 외부 자문없이 독자적으로 M&A(인수합병) 거래를 검토할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4개 투자센터 인력들은 앞으로 SK㈜가 전문가치 투자회사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SK㈜는 1월 투자 포트폴리오를 4대 핵심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기존 투자센터의 이름도 각각 첨단소재 투자센터, 그린 투자센터, 바이오 투자센터, 디지털 투자센터로 바꿨다.

첨단소재 투자센터는 김양택 센터장이, 그린 투자센터는 김무환 센터장이 각각 이끈다. 바이오 투자센터와 디지털 투자센터는 이동훈 센터장과 신정호 센터장이 책임진다.

바이오사업을 위해 특별히 영입된 이동훈 센터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요직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1970~1975년에 태어나 나이도 비교적 젊은 편이다. 4명 중 3명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김양택·김무환·이동훈·신정호, 투자 '키맨'

김양택 첨단소재 투자센터 센터장은 지난해 말 파격인사의 주인공이던 추형욱 SK E&S 사장의 후임으로 센터장에 올랐다. 197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과거 토러스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면서 에너지 및 화학 업종을 담당했다. 당시의 인연으로 2012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고 2년 뒤 SK㈜로 이동했다. 이동한 뒤에는 포트폴리오3실 팀장과 실장, 투자2센터 임원, 투자1센터 임원 등을 지냈다.

첨단소재 투자센터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한다. 둘 모두 SK그룹이 진작부터 주력사업으로 점찍고 총력을 쏟고 있는 분야다. 첨단소재 투자센터는 최근 글로벌 2위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EV’ 인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친환경 관련 투자를 진행하는 그린 투자센터는 김무환 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김 센터장은 1974년생으로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지난해 말까지 SK텔레콤에서 미국 현지법인인 SKTA 사업개발담당을 지냈다. SKTA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털(VC)이다. 통신 관련 각종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을 초기 단계부터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이전에는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에 몸담았다. 수펙스의 전략지원팀은 매년 그룹 단위의 대형 M&A를 비롯해 투자전략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중의 핵심조직이다. 차기 리더로 손꼽히는 인재들이 합류하는 곳으로 국내외 유수 IB 출신들도 포진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SK E&S의 기타비상무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기존 SK E&S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던 추형욱 사장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 데 따른 후속 인사다.


이동훈 센터장은 지난해 영입돼 바이오 투자센터(이전 투자3센터)를 이끌고 있다. 센터장 4명 가운데 유일한 외부 출신이다. 직전까지는 동아에스티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삼성KPMG투자자문 출신으로 2012년부터 동아쏘시오그룹에서 근무했다.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와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증권가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투자와 M&A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 센터장은 2020년 초 영입되자마자 SK바이오팜 상장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프랑스의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이포스케시' 지분 인수를 이끌기도 했다. SK㈜는 이번 인수로 기존 합성 의약품에 이어 바이오 CMO 영역을 포함하는 글로벌 CMO 사업 체계를 갖추게 됐다.

신정호 디지털 투자센터 센터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1996년 SK그룹에 입사해 주로 SK텔레콤과 SK㈜에 몸담았다.

SK㈜로 자리를 옮긴 뒤 2016년 쏘카 투자를 담당했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쏘카의 사내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당시 창업 약 4년차에 불과했던 쏘카는 SK㈜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뒤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2년 동안 SK USA법인 법인장도 지냈다.

◇젊은 보좌진...활발한 인력 보강

각 센터에서 센터장을 보좌하는 임원들도 눈에 띈다. S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 기준 4개 센터에 모두 8명의 임원이 있다. 첨단소재 1명, 그린 2명, 바이오 3명, 디지털 2명이다. 모두 젊다. 1971년생인 정우성 디지털 투자센터 임원을 중심으로 최동욱 첨단소재 투자센터 임원, 권형균 그린 투자센터 임원, 최종길 바이오 투자센터 임원이 1977년생이다.

바이오 투자센터에 가장 많은 임원이 있는 이유는 SK㈜가 바이오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기존 대형 제약회사들과는 다른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SK㈜는 바이오 분야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자체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고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바이오 투자센터 자체가 하나의 벤처캐피털(VC)처럼 운영되면서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

최근 김기일 전 엔에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조아련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 등 VC 출신을 2명이나 영입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엔에스인베스트먼트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2015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투자회사다.

조아련 전 이사는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연구조교수를 지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에 입사해 바이오 관련 투자를 담당했다. 김 전 대표는 바이오 투자센터 소속 제약그룹장, 조아련 전 이사는 제약 팀장의 보직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KB인베스트먼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인력을 영입해 바이오 투자센터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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