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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 리포트]'착착' 진행된 김성문 디아이씨 회장의 승계 플랜증여·유증 불참으로 아들에 힘 실어…사내이사 임기 내년 만료, 용퇴 여부 '주목'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29 15:38:0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는 디아이씨그룹의 창업주 김성문 회장은 45년9개월째 '근무 중'이다. 올해 83세로 부품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은 '1세대 기업인' 중 하나다. 2년 전 디아이씨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았지만 여전히 이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회사를 아들 김정렬 사장에게 물려주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주축이자 지주사 역할을 하는 디아이씨 지배력 이양이 핵심이다. 수년간 승계작업을 진행한 끝에 작년부터 두 사람의 지분율이 엇비슷해졌다.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내년 초 추가적인 변화가 뒤따를 지 주목된다.

김 회장이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을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하고 지분과 경영권 이양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자회사 대일이노텍 대표였던 김 사장은 2013년 3월 처음 디아이씨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같은 날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 참여에 나섰다. 지분율이 불과 2% 수준이었을 때다.


그로부터 2년 뒤 김 회장이 김 사장에게 지분(100만주)을 증여했다. 김 회장의 지분율이 21%대로 내려앉고 김 사장은 6%대로 크게 뛰었다. 이보다 한달 전 김 회장은 다른 자녀들에게도 10만주씩 주식을 나눠줬다. 하지만 김 사장 몫이 그보다 10배나 많아 누굴 후계자로 점찍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대규모 지분 이양은 사실상 지배력을 넘겨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후 김 사장이 지분율을 높일 기회가 한 차례 더 있었다. 디아이씨는 2019년 7월 30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1490만3200주를 새로 발행했다. 김 사장은 지분율에 따라 배분된 만큼(86만8052주) 유증에 참여했다. 반면 김 회장은 본인 몫(203만8770주)의 신주인수권을 전량 장외매도했다. 2대주주였던 중원기계공업(190만9039주) 역시 마찬가지다.

이때 김 사장이 신주인수권 169만3321주를 장외매수했다. 김 회장과 중원기계공업이 판 신주인수권의 일부를 되산 것이다. 발행주식총수가 확대되며 보유주식수가 그대로인 김 회장은 지분율이 낮아지고 김 사장은 높아졌다. 유증 후 김 사장의 주식수는 400만7976주(10.31%)로 김 회장(407만7122주·10.48%)과의 차이가 0.2%포인트(p) 미만으로 줄었다. 중원기계공업을 제치고 2대주주에도 올랐다.

특히 김 사장은 자신이 최대주주인 중원기계공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디아이씨에 대한 지배력도 확대했다. 그는 중원기계공업이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10년 넘게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말 54.79%에서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기 시작해 3년 만인 2014년 72.32%가 됐다. 지금도 여전히 72.32%다.

중원기계공업은 2017년과 2018년 수십차례에 걸쳐 디아이씨 지분을 매집했다. 그 과정에서 주식담보대출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디아이씨 지분을 금융권에 맡기고 돈을 빌려 추가로 주식을 샀다. 중원기계공업이 들고 있는 지분 9.82%까지 합치면 김 사장 몫은 20.13%로 김 회장(10.88%)을 이미 앞선다.


김 회장은 경영 측면에서도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2019년 3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사실상 김 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여전히 회장 직함을 갖고 사내이사로 활동 중인 만큼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관계자는 "아직은 김 회장이 경영 실권을 갖고 있다고 보는게 맞다"고 말했다.

당시 김 사장은 부친과 각자 대표로 활동하기 시작한 지 6년 만에 단독 대표가 됐다. 사실상 김 사장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굳혀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김 회장의 자녀 중 디아이씨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김 사장이 유일하다. 그는 대일이노텍과 디아이씨글로벌 대표도 맡는 등 주요 계열사를 모두 이끌고 있다.

1939년 3월생인 김 회장은 올해 83세로 고령이다. 내년 3월 디아이씨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다. 이때를 기점 삼아 용퇴를 결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회장은 현재 디아이씨 자회사인 제인모터스와 손자회사 제인이피티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디아이씨 관계자는 "후계 관련해선 경영진이 검토하는 부분이라 지금 시점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회장이 연세가 있고 하니 아마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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