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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 포기설 이유 '대주주 적격심사' 자본시장법 실형시 금융사 소유 어려워, 잠재 리스크 선제적 해소 가능성

이은솔 기자공개 2021-05-07 07:21:2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분 상속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포기하는 시나리오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집중적으로 상속받고 삼성생명은 이부진, 이서현 두 자매에게 돌아가는 방식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횡령 혐의로 복역 중이고 향후 자본시장법 위반 재판도 받아야 한다. 금융사 대주주에 오를 경우 끊임없이 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받아야 하는 상황이란 의미다. 삼성생명을 포기하면 이런 '대주주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29일 금융권에서는 삼성 총수 일가의 상속세 납부 기한을 하루 앞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상속을 포기하고,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을 몰아주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시나리오다. 전자에 대한 직접 지배력을 높이고, 이재용→삼성물산→삼성전자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지분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공익재단 이사장에게 상속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 산업은 이 부회장이, 금융은 자매가 나눠 소유하는 형태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이 부회장에게 가장 유리한 건 '대주주 리스크' 해소다. 금융사는 일반 산업에 비해 훨씬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적용받는다. 금융사 대주주로 지정된 자는 금융관계법령,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금고 1년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각종 시정조치를 받는다. 사안에 따라 의결권이 10% 내로 제한될 수도 있다.

당초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지분은 이 부회장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됐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20.7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삼성전자와 화재, 카드 등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만약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대주주에 오르면 2년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2년마다 최대주주 자격을 심사한다.

그런데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삼성생명의 지분을 공동보유하거나 한 명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상속을 받아 최대주주에 등극하면 이 부회장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자유로워진다. 이 부회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은 0.06%에 그친다.

만약 삼성생명 지분이 분산 상속되면 이 부회장은 대주주 적격 심사를 피하지 못한다. 총수 일가가 삼성생명 지분을 나눠 가질 경우 삼성물산(19.34%)이 삼성생명의 1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지배구조법은 최다출자자가 법인이면 개인 대주주가 나올 때까지 올라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다출자자는 이재용 부회장(17.33%)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금융관계법령 중 하나인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변경 등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시세조종행위,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을 위반한 혐의다. 여기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삼성그룹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됐던 것도 대주주 적격성 위반이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부회장이 금융사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면 이런 리스크들이 해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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