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라이노스, 주력 신금투 개점휴업에 판매사 '분산’최대판매사 미래에셋증권…메자닌, 코벤 등 펀드 성과로 채널 다양화
이효범 기자공개 2021-05-04 13:10:11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판매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라임 사태의 충격파로 예전만큼 리테일 고객에게 펀드를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다른 증권사로 잔고를 점차 분산시키는 추세다.◇판매잔고 3000억 안팎...'라임 사태 후폭풍' 신금투 잔고 급감
라이노스자산운용 헤지펀드 판매잔고는 올해 3월말 기준 2918억원이다. 2019년말 2992
억원에 비해 소폭 감소한 규모다. 주력상품은 메자닌과 코스닥벤처펀드 등이다. 연중 펀드 설정과 청산이 반복되는 가운데 3000억원 안팎의 잔고를 유지한다.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의 판매잔고는 486억원으로 전체 잔고의 16%를 차지한다. 2017년 신한금융투자에게 최대판매사 자리를 내준 이후 3년여 만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셋증권이 라이노스자산운용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투자의 잔고가 감소한 게 판매사 지형도 변화 요인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오랜기간 상품공급자와 유통채널로서 호흡을 맞췄다. 2018년 판매잔고는 1000억원을 훌쩍 웃돌 정도였다. 특히 신한금융의 WM 매트릭스 체제 아래 신한은행 고객이 소개영업을 통해 신한금융투자 판매 사모펀드에 가입하는 사례가 많았다.
라이노스자산운용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은행 고객들이 선호하는 헤지펀드 중 하나였다. 특히 신한은행 채널에서 직접 판매되는 라이노스 헤지펀드를 포함하면 한때 운용사의 판매잔고 중 40%가 신한금융 WM채널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의 판매사 지형도에서 신한금융투자의 존재감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라임 사태와도 무관치 않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판매사이자 TRS(총수익스와프) 공급자로서 부실의혹을 숨겨 고객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금감원의 칼날은 신한금융투자 경영진을 비롯해 은행, 지주까지 향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신한금융투자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말 31조5592억원에서 2019년말 43조8079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듬해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올들어 잔고는 45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증가세는 일반법인과 금융기관을 통한 판매잔고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PB센터 등 개인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사모펀드 잔고는 2019년말 2조113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세다. 2020년말 1조2286억원, 올해 3월말 1조1610억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통상 펀드 청산 이후 재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잔고가 불어난다. 그러나 이 경우 개인의 재투자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판매사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신한금융투자는 더욱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판매에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라며 "라임 사태 등을 겪으면서 금감원이 은행, 지주까지 책임을 묻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전했다.
◇각 판매사 잔고비중 모두 20% 하회, 한화·KTB 등 합류…신한은행 신뢰 여전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주력 판매사의 부재에 대응해 판매잔고를 분산하고 있다. 전체 판매사 수는 17개로 2019년말 16개에 비해 1개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이 판매사 대열에 합류했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빠진 대신 KTB투자증권도 판매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17곳 가운데 라이노스펀드 판매잔고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판매사는 총 12곳이다. 2019년말 8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금융투자에 집중됐던 판매잔고가 분산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잔고 비중이 20%를 넘는 판매사도 없다. 앞서 2019년말 신한금융투자의 판매잔고 비중은 26%에 달했다.
특이한 점은 신한은행 판매잔고는 소폭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3월말 기준 잔고는 305억원으로 전체 판매사 중 10% 비중을 차지한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2017년부터 신한은행 채널에 직접 상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당시 판매잔고는 51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8년 200억원을 넘어섰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매년 잔고가 불어났다.
이처럼 판매잔고 분산이 가능한 건 펀드의 성과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의 전신은 2014년 만들어진 라이노스투자자문이다. 전명호 전 대표를 비롯해 하상백 대표 등이 CRC, 창투사 경험을 살려 투자자문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메자닌 투자와 관련된 자문을 제공했고, 2016년 라이노스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3월말 기준 라이노스 헤지펀드(PBS 사용)는 총 28개다. 주로 IPO, 메자닌, 코스닥벤처 전략의 펀드들이 주를 이룬다. 2017~2019년말까지 설정된 펀드 14개의 누적수익률은 모두 플러스(+) 수치다. 특히 2018년 설정된 펀드들의 수익률은 낮게는 16%대에서 높겠는 60%대까지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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