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컨슈머테크·콘텐츠' 전문투자자 노우람 F&F파트너스 대표산업계·VC 등 다양한 경력 보유, 글로벌 히든챔피언 키운다
이광호 기자공개 2021-05-03 09:07:1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F&F파트너스는 의류 브랜드인 MLB와 디스커버리로 유명한 패션기업 F&F의 자회사다. F&F가 투자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박의헌·노우람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신생 벤처캐피탈(VC)임에도 신속한 투자를 단행하며 유의미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F&F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상태다.노우람 F&F파트너스 공동대표(사진)는 산업계를 거친 실력파 벤처캐피탈리스트다. F&F 사령탑으로 낙점된 그는 딥테크(Deep-Tech·원천기술) 기업부터 콘텐츠 투자까지 다양한 영역을 들여다보며 투자 내공을 쌓았다. 현재는 F&F파트너스에서 컨슈머 테크 기업에 투자를 주도하며 관련 생태계의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장스토리: Texas Instrument·LG디스플레이 거쳐 VC 입문, 딥테크·콘텐츠 분야 강점
노 대표는 어린시절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많아 2002년 미국 퍼듀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한 정보통신(IT) 벤처에 근무했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며 병역특례제도를 통해 군복무를 마쳤다.
대학 졸업 후 2007년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에 입사했다.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설계 연구를 했다. 이후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성장세가 좋은 국내의 한 반도체 기업에서 일했다.
이러한 경력을 토대로 2009년 삼성전자 DMC연구소에 입사했다. 연구원으로 일하며 TV 플랫폼 등에 집중했다. 같은 해 LG디스플레이 연구소로 이동해 애플 향 디스플레이를 연구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알고리즘을 담당했다. 동시에 기술 라이선싱 업무도 맡았다. 자연스레 해외 출장을 다니던 중 해외 벤처캐피탈에 관심을 가졌다.
2013년부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MBA에 들어가 경영 관련 지식을 획득했다. 이어 2014년 창업투자회사인 엠벤처투자에 합류해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엠벤처투자는 해외 투자에 주력했다. 해외 전용펀드를 통해 이스라엘, 대만, 중국 등 초기기업에 투자했다. 해외 경험이 많았던 노 대표는 자신의 경력을 살려 해외 IT 기업에 베팅했다.
이후 해외 투자에 대한 니즈가 강했던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각종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유망기업을 적극 발굴하며 든든한 해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인도 최대 푸드테크 기업인 '헝거박스(HungerBox)', 인도 1위 모바일 농산물 도매 플랫폼 업체 '닌자카트(Ninjacart)'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던 중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유병주 상무가 독립 의사를 밝혔고 파트너로 노 대표를 낙점했다. 2019년 3월부터 스퀘어벤처스에 합류해 초기기업 투자에 힘을 쏟았다. 피어나인, 블루닷, 로지스텍 등 테크 기반 IT 기업 또는 반도체 설계 회사들에 자금을 집행했다. 올해부턴 F&F파트너스에 합류해 컨슈머테크 투자를 주도 중이다.
◇투자 철학: "성장 가능성"…글로벌 진출 여부에 무게, 팔로우온 뚝심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성장 가능성이다. 특히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본다. 어떤 분야든 국내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F&F파트너스의 투자 방향을 컨슈머테크로 정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소비재의 확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앞으로 5년~10년 안에 소비재 기업들이 급성장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K컬처 등 K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김창수 F&F 회장과 함께 소비재를 정조준하며 관련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피투자사 입장에서 고민하는 편이다. 벤처캐피탈들은 온전히 피투자사 입장에서 서기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 펀드에 자금을 댄 유한책임출자자(LP)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타트업들은 돈이 필요한 시기와 펀딩 시기가 맞지 않는 경우에 봉착하기도 한다. 제 때 자금이 수혈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노 대표는 이런 점을 안타깝게 여긴다. 투자기업의 상황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꾸준히 팔로우온 투자를 해야 한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트랙레코드 1: '레깅스 확산' 안다르, 에슬레저 전문기업 우뚝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애슬레저(운동·여가) 브랜드 '안다르'다. 안다르는 2015년 신애련 대표가 설립한 애슬레져 전문기업이다. 요가 강사 출신인 신 대표는 편한 요가복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 현재는 국내 애슬레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엔 에코마케팅 박효영 CMO(마케팅총책임자)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브랜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노 대표는 네오플럭스 재직 당시 안다르를 발굴했다. 미국에서 애슬레저 시장이 점차 성장하는 점에 주목했다. 아시아에선 아직 낯선 분야였다. 관련 브랜드를 찾던 중 신애련 대표를 만났다. 신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운영 중이었다. 이에 노 대표는 법인 전환을 돕는 동시에 신설법인에 투자금을 집행하며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2018년 블라인드펀드인 '네오플럭스 기술가치평가 투자조합(약정총액 600억원)'을 통해 15억원을 납입했다. 이후 노 대표가 다리를 놔주면서 무신사와 F&F가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안다르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은 내년 또는 내후년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랙레코드 2: '토종 IP 스타트업' 블루닷, OTT시장 성장 기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반도체 IP 서비스 업체 '블루닷' 역시 손꼽히는 포트폴리오다. 블루닷은 2019년 8월에 설립된 기술 벤처다. 반도체 IP 코스닥 상장사에서 경력을 쌓은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손잡고 만들었다. 전민용 대표를 비롯한 11명의 직원들은 반도체 개발 및 영상압축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라이브 소셜 비디오, 클라우드 게이밍, 몰입형 비디오 가상·증강현실(VR·AR), 온라인동영상 서비스·주문형비디오(OTT·VOD) 등 5G 네트워크 시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필수적인 초고해상도(4K/8K) 및 초고화질 지원 비디오 인코더 반도체 IP를 개발한다. 압축과 보관비용 문제를 해결한다.
노 대표는 지난해 스퀘어벤처스에서 블루닷에 투자했다. '신한-스퀘어 스타트업 기술금융 투자조합(약정총액 205억원)'을 통해 5억원을 납입했다. 글로벌 OTT 시장이 날로 성장하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OTT 시장과 함께 동반 성장할 유망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뒤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지 주목된다.
◇업계 평가: 안 되면 될 때까지, 꾸준히 투자…"기다리는 심사역"
팔로우온 투자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투자기업이 계속 성장해 눈에 띄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추가 투자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벤처캐피탈 투자심의위원회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 투자심사역 개인이 의지를 갖고 있어도 윗선에 막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
노 대표는 뚝심 투자에 대한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이 한 번 투자한 기업이라면 잘 될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는 편이다. 당장의 수익률 보단 투자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데 집중한다. 더불어 꾸준히 스킨십하며 기업의 ABC를 알아간다. 이런 성향 탓에 투자기업들은 마음 놓고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
◇향후 계획: 컨슈머테크·콘텐츠·브랜드 3박자 투자, 초기기업 프로그램 가동
F&F파트너스는 'F&F파트너스 디스커버리 1호 조합'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F&F 자금도 활용한다. 채널옥트, 밤부네트워크, 와이낫미디어가 대표적이다. 애초 설립 목적에 맞게 투자 대상은 컨슈머테크, 콘텐츠, 브랜드, 마케팅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컨슈머테크 명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펀드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발굴, 인큐베이팅,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초기기업에 한 발 더 다가갈 예정이다. F&F와 함께 유망 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투자금 인력도 대거 보강한다. 연내 2~3명 정도의 심사역을 추가로 채용해 하우스 역량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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