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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식품BU 재도약]롯데칠성, '생산·유통 혁신' 연 500억 비용절감 도전②'음료·주류' 조직통합 수익성 개선, 올해 실적 반등 분기점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12 08:10:56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식품사업에 모태를 두고 출발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경쟁사들이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롯데 식품 계열사들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올 들어 긴축경영과 사업 재편 노력이 빛을 발하며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일제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 식품부문이 그동안 재도약을 위해 보낸 인고의 시간과 변화된 모습을 들춰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2년간 드라마틱한 시기를 보냈다. 2019년 중순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침체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올 들어 빠른 속도로 수렁에서 벗어나고 있다. 분기 실적 회복세가 그룹 식품BU 내 어느 계열사보다 빠르고 반등폭 역시 가파르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 영업이익은 무려 410% 이상 반등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의 가파른 회복은 지난해 음료·주류 조직 통합 이후 한층 강하고 다각적으로 추진해온 'ZBB(Zero Based Budget)전략'의 성공에서 기인한다. 이원화해 운영해 온 양대 사업부를 통합해 음료사업부에서만 3년째 시행돼오던 ZBB를 주류로 전파시켰다. 결과적으로 사업 기준을 수익성 위주로 전면 재편해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조직 통합·ZBB 확대 주효…주류, 매출 감소 불구 이익 60% 순증

음료사업부문과 주류사업부문을 거느리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한때 롯데그룹 식품BU를 견인하는 알짜 계열사였다. 음료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과 함께, 주류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 AB인베브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 중순 반일 불매 운동의 대상 기업이 되면서 추락하기 시작한다. '처음처럼'을 대표 브랜드로 거느리고 있는 주류사업부를 중심으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펩시콜라', '아이시스' 등 스테디셀러를 거느리고 있는 음료사업부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업소를 중심으로 주류 수요가 급락했다. 한발 빠른 ZBB 전략 도입으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던 음료사업부 역시 B2B 매출 비중이 높았던 탓에 타격을 입었다. 양대 사업부가 나란히 추락하면서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과거 10년간 최저 가격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 기대도 바닥을 찍었다.

롯데칠성음료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8년 500억원에서 2019년 144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확대됐다. 손상차손 인식 역시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에 반전이 엿보인 것은 작년 하반기였다. 지난해 상반기 양대 사업부문 통합 운영을 분기점으로 2018년 음료사업부문이 추진해오던 ZBB전략을 주류부문에 확대 적용했다.

전략은 반 년 만에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주류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만 1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간 적자도 크게 감축했다. 2019년 1440억원에 이르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기준 168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전략부문장을 맡아 ZBB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한 박윤기 상무는 승진 1년 만인 연말 대표이사 전무로 다시 한번 영전했다. 박 대표는 음료·주류통합 전략기획부문을 이끌면서 앞서 음료사업부에서 적용했던 비용 절감 전략을 주류사업부에 적용해 결실을 맺었다.

◇올해 음료 250억·주류 200억 절감 목표…중장기 성장 계획도 제시

실적 반등은 올 들어 한층 가팔라지는 추세다. 우선 음료사업부는 올해 약 25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통 관련해서는 판매 채널을 재정비하고 판가 인상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음료사업부는 올해 2월 기준 11개 브랜드 제품 가격이 평균 4.7% 인상됐다.

온라인 채널 가운데 입점몰 대신 직영몰 마케팅을 확대해 마진을 극대화를 꾀했다. 캐시카우 제품이자 온라인 수요가 높은 생수 판매와 관련해서도 비대면 채널을 전면 재정비했다. 배송 조직을 기존 택배 배송에서 개인사업자 위탁배송으로 전환해 서비스질을 개선해 판매를 확대하고자 노력 중이다.

생산과 관련해서는 곳곳에서 각종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나갔다. 지난해까지 이어온 ZBB전략을 확대 적용해 음료제품 SKU(품목수)를 줄여 효율성을 제고했다. 2020년 4분기 말 411개였던 음료 SKU는 1분기 말 380개까지 줄었다.

주류사업부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온 ZBB 전략을 한층 강도 높게 이행하고 있다. 올 한 해는 약 200억원의 비용 절감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음료사업부 마찬가지로 생산과 유통 곳곳에서 다양한 효율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강릉공장과 청주공장에 나눠져 있던 소주 생산거점을 올 들어 강릉공장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SKU도 작년 말 375개에서 262개로 무려 100여개 이상 축소하면서 생산 효율화를 모색했다.

맥주 생산과 관련해서는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쟁사인 수제맥주 회사들과 과감하게 손을 잡았다. 충주1공장을 ‘수제맥주 클러스터’로 전환하고 위탁 생산 사업을 시작했다.

고정비가 막대한 장치 산업인 맥주는 생산량과 가동률이 일정 수준 밑으로 하락하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올해 수제맥주 위탁 생산이 본격화되면 롯데칠성음료 맥주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최대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에서는 직매장을 17개에서 15개로 줄여 불필요한 고정비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또 코로나19로 급성장한 가정용 주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맥주와 소주 등 대표 제품이 아닌 와인 사업도 키우기 시작했다.

롯데칠성 측은 "올해 음료사업부와 주류사업부는 각각 매출 4.3%, 9.9%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음료는 영업이익률 10% 돌파하고 주류는 흑자전환에 도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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