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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금융당국의 양수도 인허가 벽…넘을 수 있을까매각 시 은행 합병·해산 수준으로 고강도 검토 방침

김민영 기자공개 2021-05-25 08:02:37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을 넘겨받을 기업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어렵사리 양수 기업을 찾더라도 금융당국의 ‘양수도 인허가’라는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특히 금융당국이 양수도 인허가 심사를 합병·해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검토할 방침이란 점이 주목된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 영업 양도를 위해선 금융당국에 양수도 인허가 예비인가와 본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과 양수 기업의 사업계획서를 꼼꼼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영업 양수도 예비인가 절차를 보면 영업을 양도하는 기업은 예비인가 신청서 제출과 함께 영업양도 목적 및 사유, 영업양도에 관한 계약서 또는 예약서, 영업양도 결의 이사회 의사록, 최근의 재무제표, 정관변경안, 영업양도 추진일정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또 경영 지배구조 계획과 사업계획서도 내야 한다.

사업계획서엔 영업양도 후 3년 간 추정 재무제표, 인력 및 조직 운영계획, 업무범위 및 영업전략 등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 이해관계인 권익보호 계획, 자산·부채에 대한 조치내역 및 계획도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소비자금융 부문을 양수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한가득이다. 예비인가 신청서와 함께 영업양수 목적 및 사유, 영업양수에 관한 계약서 또는 예약서, 영업양수 결의 이사회 의사록, 최근 3년 간 재무제표, 본점 및 영업소 현황을 제출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도 내야 하는데 역시 영업양수 후 3년 간 추정 재무제표, 인력 및 조직운영계획, 업무범위 및 영업전략 등이 담겨야 한다. 이해관계인의 권익보호 계획과 추진일정도 함께 보고 해야 한다.

양수도 인가 신청은 금융위 은행과로 하지만 심사 업무는 금감원 은행감독국이 담당한다. 금융당국이 밝힌 심사 기준을 보면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철수가 금융당국 심사 단계에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은 영업양수의 경우에는 ‘합병’ 인가 심사기준을 준용하며, 영업양도의 경우에는 은행의 ‘해산’ 또는 은행업 ‘폐지’ 인가 심사기준을 준용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업양도 이후 3개년 간 추정 재무제표 및 수익 전망이 영업계획에 비춰 타당성이 있을 것 △주된 시장, 주된 고객, 주된 서비스 내용 등 영업전략 및 업무범위가 적정할 것 △영업양도 후 영위할 수 없는 업무의 정리계획이 적정할 것 등의 심사 원칙을 마련해 놓았다.

예비인가 신청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2개월이 소요되고 본인가도 비슷한 절차를 거쳐 1개월 내에 결론이 난다.

다만 구비서류 보완이 필요할 경우 금융위 은행과가 신청 기업에 서류 보완을 요구하고, 금감원은 재심사를 거치게 된다. 최종 심사 통과 후엔 금융위 회의 정식 안건으로 올라 금융위 의결을 통해 영업 양수도 인허가가 결정된다.

한국씨티은행이 다음달 3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매각 대상 사업 부문을 구체화하고, 잠재 양수 기업을 공개한다면 양수양도 시기는 이르면 오는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소비자금융을 한꺼번에 넘겨 받을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해를 넘길 수도 있다.

한국씨티은행 경영진은 소비자금융과 신용카드 부문을 함께 매각하는 ‘통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출구 전략과 관련해 가능한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며 “씨티의 인수합병(M&A) 팀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서 매각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서울 등 수도권 영업 확대를 노리는 DGB금융그룹과 대부업에서 출발해 저축은행·캐피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OK금융그룹 정도가 거론된다. 하지만 두 금융사 모두 인수에 적극 나서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KB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 1분기 4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598억원 대비 19.4% 감소한 수준이다. 국내 철수를 선언한 소비자금융 부문은 79억원, 신용카드 부문은 13억원에 그쳤다. 두 사업 부문의 순이익이 전체의 약 19%에 불과하다. 기업금융 부문(482억원·81%)이 실적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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