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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가상화폐거래소 제휴 계속 '실보다 득' 빗썸·코인원 재계약 유력, MZ고객 유입효과 등 고려…시중은행과 다른기조

손현지 기자공개 2021-05-31 08:20:4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에 대해 시중은행들과 사뭇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빗썸과 코인원과의 실명확인 계좌 계약을 갱신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특금법 개정안 도입으로 인해 리스크 관리 책임에 대한 부담감은 높아졌지만 수수료 수입과 MZ세대 고객 유입 등의 장점이 더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근 추진 중인 가상자산 신사업 등을 고려했을 때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7월 재계약을 앞두고 빗썸과 코인원 등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AML) 문제 등 이슈를 점검하기 위한 실사 절차에 돌입했다. 6개월 단위로 재계약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시행하는 절차다. 통상적으로 약 한달이 소요된다.

지난주 21일에는 AML 위험평가 관련 내용을 담은 사전영향평가서를 발송한 상태다. 고유위험 16개 항목과 통제위험 87개 항목에 대해 상중하 방식으로 등급을 평가한다. 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두 거래소가 금융당국의 기준치에 부합한 지를 심사하는 과정이다.

아직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농협은행은 '재계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기존대로 긍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어 계약 연장이 유력하다"며 "수수료 수익, MZ세대 유입효과, 신사업 등의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수료 수익이 쏠쏠한 편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빗썸과 코인원과의 제휴로 16억3300만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물론 케이뱅크가 업비트와의 제휴로 50억원이 넘는 계좌개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을 수취한 것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나날이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MZ세대 고객의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농협은행이 젊은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데 암호화폐 계좌 제휴도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이 가장 많은 고객군은 20대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최근 가상자산 신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거래소들과 협력관계를 이어나가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됐다는 평이다. 농협은행은 작년 6월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 3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가상자산 플랫폼에 탑재할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이 예고된 가운데 이에맞춰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기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KB국민·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향후에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발급 제휴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신한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기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의 실명 입출금계좌 개설 계약을 갱신할 지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올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도입 이후 자금세탁방지(AML)관련 이슈가 부각된 탓이다. 이번 특금법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도 AML 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개정됐다.

은행 입장에서도 리스크 관리 책임이 한층 커졌다. 은행들은 제휴 거래소 실명 확인 입출금계좌 발급시 해킹 가능성부터 내부 운영, 재무안전성, 대주주 등에 문제가 없는지까지 위험도를 판단해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른바 '거래소 검증'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셈이다. 만일 리스크를 인지하지 못하고 발급해줬다면 그 책임 소재가 고스란히 은행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은행 AML부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사항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이에 대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왔기에 부담이 적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과거 빗썸과의 제휴 결정 과정에서 해킹 위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적 있다"며 "때문에 AML관련해 더 철저한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2017년까지 빗썸은 KB국민은행과 계좌 발급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당시 해킹사고로 약 3만1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국민은행은 즉각 제휴 관계를 끊었다. 보이스피싱이나 자금세탁 등 2차사고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것이다.

그 뒤 농협은행이 2018년 1월부터 빗썸 제휴 배턴을 이어받았다. 2월에는 가상자산 코인원과도 계좌발급 계약을 맺고 관계를 유지해왔다. 당시 농협은행은 한차례 해킹사고를 겪었던 가상자산 거래소인 만큼 리스크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금법을 대비해 AML이슈 대응조직을 별도로 구성했다.

거래소와의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고예방 방지대책을 마련해왔다. 거래소에 △KYC(고객확인) 매뉴얼·시스템 구축 △주의 인물 필터링 시스템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방법론 작성 △의심거래 보고체계(STR) 구축△AML 점검 인원 확충 △임직원 전체 AML 교육과 경영진의 AML 마인도 제고 등을 주문한 상태다.

실제로 빗썸은 내부적으로 AML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YC를 비롯해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 등 AML을 위한 보안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코인원도 AML대응체계를 구축해 개인정보보호 내부통제방안이나 이상거래 탐지 제어 프로세스 등을 마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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