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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돌아온 김동선' 유통개편 빨라진 삼분지계 지배 수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단순화, '레저' 신사업 시험대 올라

최은진 기자공개 2021-05-31 08:31:1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유통사업의 지배구조 개편은 효율성 및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절차이지만 내면에는 또 다른 포석이 숨어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을 한화솔루션에 흡수시키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각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과정 등이 사실상 경영승계를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실적악화 등 재무부담을 겪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상무가 부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상무 중심으로 새판짜기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며 본격적인 승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갤러리아, 한화솔루션에 흡수...유통법인 '호텔앤드리조트' 유일

한화그룹의 유통사업은 크게 백화점·리조트·호텔·푸드서비스로 압축된다. 계열사별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 있었다. 2009년 시작된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리조트와 호텔, 푸드서비스를 담당한다. 한화갤러리아는 1986년 한양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회사로 백화점사업을 하고 있고 자회사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거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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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유통 계열사의 총 자산 규모는 5조원이며 매출액은 2조원 안팎에 불과했다. 그룹 전체 자산의 약 7.5%를 차지하고 매출액은 3% 비중에 그쳤다. 주력사업인 화학·태양광 및 금융업의 매출액이 각각 15조~25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그룹에서 유통사업 입지는 상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통사업은 오너일가가 상당한 애착을 갖고 공을 들여온 사업이다. VVIP를 위한 명품에 초점을 맞춘 한화갤러리아백화의 경우엔 김승연 회장의 아내인 서영민 여사가 직접 인테리어까지 챙길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사업이다. 유통사업을 존속시킬 충분한 유인이 있다는 평가다.

연장선에서 한화그룹의 유통사업이 수년간 극심한 실적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데 그칠 뿐 최대한 끌어안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까지 유통사업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한화갤러리아를 태양광 및 화학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으로 흡수합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이 한화갤러리아의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모기업인 만큼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합병이지만 사업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이목이 쏠렸다.

한화갤러리아의 실적이 들쭉날쭉하는 부침이 있었던데다 부채비율도 오르는 추세였기 때문에 한화솔루션 입장에서는 부실을 감수해야 하는 결단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한화갤러리아가 우량한 신용도의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 되면서 자금조달은 물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한화갤러리아의 종속기업이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경우 면세점사업 철수 후 대전백화점 1곳만 운영하고 있었던 만큼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며 상장을 폐지했다. 이로써 유통 관련 계열사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유일하게 남게 됐다.

같은시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올 초 아쿠아리움 사업을 분할해 아쿠아플라넷이라는 법인을 신설한 데 이어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를 제외한 F&B사업부문 일체를 더테이스터블(가칭)이라는 업체로로 물적분할키로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과거 식자재 및 급식사업을 물적분할로 독립시킨 후 사모투자펀드(PE)에 매각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 잇단 분할이 매각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수년간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보며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은 불과 2년 사이 200%대에서 500%로 급격하게 올랐다.

◇실적부진·재무악화 '체질개선' 승부수, 김동선 역할 주목

한화그룹 유통사업의 지배구조 개편 및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너3세인 김동선 전 한화에너지 상무(사진)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 레저 그룹장으로 부임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승마사업을 총괄하는 한편 프리미엄 레저 분야 신사업 모델 개발을 맡았다.

김 상무는 김 회장의 삼남으로 승마선수 출신이다. 과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서 다각화 차원으로 면세점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유통사업에 대한 애정은 계속됐다. 독일로 건너가 레스토랑을 차리는 등 나름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했다.

재계는 그룹 총괄 및 태양광·화학을 장남 김동관 사장이, 금융을 차남 김동원 전무가 각각 맡고 유통은 김 상무가 맡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사장과 김 전무가 각각 한화솔루션과 한화생명에 근무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김 상무의 복귀도 빨라질 것으로 봤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새판짜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김 상무가 부임한 것 역시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 상무 역시 본격적인 승계 시험대 위에 올려 경영역량을 시험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체질개선이 김 상무 복귀를 위한 절호의 타이밍이 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3세가 김동관 사장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전면에 나섰고 구획도 서로 명확히 구분되는 분위기"라며 "김동선 상무가 호텔로 들어온 건 자기 몫의 사업을 확실하게 챙겨보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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