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전 후끈…잠룡 호반건설에 쏠린 눈 사업 다각화 고민…잠재인수자로 꾸준히 거론
김병윤 기자공개 2021-05-31 10:34:2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는 원매자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과거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호반건설에도 이목이 쏠린다. 주택 사업에 쏠린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다시 한 번 대우건설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딜 무산의 직접적 원인인 해외 부실이 대부분 마무리된 점 또한 같은 맥락으로 거론된다. 반면 거래 무산 때 잡음이 빚어진 점을 이유로 호반건설의 참여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 또한 컨소시엄을 맺고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펼치고 있다. 컨소시엄은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했으며, 구속력이 없는 넌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를 제시하고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을 탐내는 복수의 원매자가 나타난 가운데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7년 치뤄진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 우협으로 뽑힌 바 있다. 비록 딜은 무산됐지만 입찰이 진행된다면 호반건설이 다시 한번 인수 시도에 나설지 예의주시 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재추진 할 유인은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앞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한 배경은 사업 다각화였다. 주택 부문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개선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택했다.
호반건설은 주택 부문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2017·2019년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으며,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2011년 49위에서 지난해 12위로 빠르게 올랐다.
하지만 주택 부문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카드로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했다. 해외 진출이라는 거대한 과제도 대우건설 인수로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호반건설은 이 고민을 현재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차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목소리다. IB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국내 주택 부문에서 탄탄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 부문에 집중된 사업 구조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주택경기 변동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동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실적이 크게 꺾인 점은 주택 부문 일변도의 리스크를 보여준다는 의견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9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5%, 당기순이익은 76.1%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이 대부분 마무리된 점도 호반건설의 인수전 참여를 내다보는 배경이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를 무산시킨 직접적 원인이 대규모 해외 부실이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우협으로 뽑힌 뒤 약 일주일 뒤 모로코 사피 발전소 프로젝트에서 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공개됐고, 이 부실을 거래가격에 반영하는지를 두고 매도자와 호반건설이 논의했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부실한 프로젝트가 대거 정리된 만큼 인수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추진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과거 딜이 무산될 때 적잖은 잡음이 나온 점 때문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앞서 한 실사·질의응답에서 매도자 측으로부터 해외 부실이 크지 않다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며 "하지만 뒤늦게 대규모 적자가 드러난 데 호반건설이 꽤나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매도자 측과 호반건설 간 해외 부실 관련한 타개책을 논의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며 "대규모 해외 부실을 호반건설이 떠안게끔 구조가 설계되는 점에 호반건설이 적잖이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호반건설은 3000억원의 부실을 거래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거래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폭을 원매자가 써낸 값의 5% 내로 제한한다는 계약 조건 탓에 호반건설의 입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규모 적자를 고스란히 호반건설이 떠안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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