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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운용사 인수 그후]10위권 목전 우리운용, 일등 공신 MMF '양날의 검'②단기자금 운용 비중 15%→32%…공모펀드 부진 '과제'

김진현 기자공개 2021-06-01 13:05:58

[편집자주]

2019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섰다.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안방보험그룹과 계약을 맺고 동양자산운용, ABL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이후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은행 판매채널과 연계해 그룹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꾀했다. 더벨이 우리금융의 자산운용사 인수 이후 운용업 비즈니스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자산운용이 우리금융그룹에 안긴 후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실질적으로 외형 확대에 기여한 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상품이었다는 점은 과제로 지목된다.

공모펀드 시장 침체로 인해 새롭게 내놓은 상품은 외면받았고 강점이 있던 채권형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시장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시중은행을 계열 회사로 두고 있는 운용사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 MMF 성장 주도 공신, 치우친 성장 '과제'

26일 기준 우리자산운용의 순자산규모(AUM)는 27조 20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수 직전인 2019년 7월말과 비교할 때 약 6조 5071억원(31.4%) 증가한 수치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AUM 순이 13위에서 11위로 두 계단 오르며 10위권 진출도 눈 앞에 두고 있다.

다만 자금 유입이 MMF 등 단기금융에 치우쳤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단기금융 운용규모는 인수 전보다 5조 7108억원 늘며 외형 성장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개인투자자가 공모펀드를 외면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외형 확장을 꾀한 결과다.

기관투자가들이 외형이 큰 MMF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가장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금융그룹 인수 이후 우리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 MMF 위탁운용을 맡으면서 큰손 자금을 대거 유치할 수 있었다.

외형이 커지자 일반 법인 자금도 유입되면서 몸집이 급격히 불어난 것이다. 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시중 유동자금이 늘면서 짧은 기간 자금을 맡기려는 수요도 늘어나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다만 단기금융상품으로 유입되는 자금 자체가 유동적인 만큼 실질적인 외형 성장을 위해선 증권형 상품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늘더라도 수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 강점 채권형 펀드 자금이탈 '타격'…ETF 진출 '묘수'될까

공모펀드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자금은 일임 계약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던 채권형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일어나면서 타격을 입었다.

우리자산운용은 채권형펀드 강자로 평가받아왔다. 동양자산운용 시절부터 꾸준히 성과를 내온 덕에 여러 판매사들이 앞다퉈 핵심 추천 상품으로 '우리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1(채권)'을 꼽기도 했었다.

해당 펀드는 우리자산운용의 간판 채권형 펀드다. 한때 이 상품의 순자산 규모는 2조 300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지금은 해당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9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저금리 환경과 주식 시장 활황으로 인해 채권형펀드 등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되며 타격을 받았다. 인수 당시 8조 9084억원이었던 채권형펀드 순자산규모는 7조 892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주택운용기금 자금 이탈 등으로 인해 외형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보험사 자금을 일임으로 유치하면서 채권형펀드 자금 이탈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채권형 펀드와 일임자금을 합한 AUM은 15조 6893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220억원 감소한 상황이다.

주식형펀드 순자산도 인수 당시보다 1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공모펀드 외면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신규 자금은 일임 계약을 통해서만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자산운용은 공모펀드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ETF 사업을 통해 상대적으로 자금 유입이 더딘 공모펀드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거다.

직접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ETF 시장으로는 꾸준히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ETF 시장 진출 후발주자로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이뤄질 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한다. 액티브 ETF가 등장하고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ETF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어려움을 더하는 대목이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쉽지 않은 도전인건 사실이지만 공모펀드 시장이 외면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 도전해야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단기금융상품에 치우친 성장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채권형 자금도 최근 다시 유입되고 있어서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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