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공들였던' 중국 ETF 시장 빛보나 2015년 건신기금과 협력관계 구축…中 증시에 코덱스 ETF 상장 길 열려
이효범 기자공개 2021-06-02 08:15:2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가 각각 상대국의 ETF(상장지수펀드)를 자국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중국 ETF 시장 공략에 활기를 띄고 있다.그동안 현지 운용사의 ETF 상장에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양국의 교류를 계기로 코덱스(KODEX) ETF를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특히 2015년부터 구축해온 현지 운용사와 협업관계를 바탕으로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한중 ETF 교류, 감독당국 승인 절차…삼성운용 "제도 시행되면 상장 추진"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한국거래소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는 MOU(업무협약)를 맺고 상대국의 ETF를 재간접 방식으로 자국에 상장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현재 각국의 금융감독당국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
그동안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ETF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홍콩 시장에 중국 ETF를 상장하는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중국 시장에 직접 진입하지는 못했다.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돌파구로 건신기금(CCBP)의 ETF에 자문을 실시하는 방안으로 2015년부터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왔다. 2016년 '삼성자문북경유한공사'를 설립하고 ETF 상품개발 및 운용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건신기금은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중국 건설은행의 자회사로 2005년 설립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이같은 관계 속에서 중국 내에서 ETF 전문 운용사를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 등도 염두에 두고 협업을 지속해왔다. 또 운용 역량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을 계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각국의 거래소가 상대국의 ETF를 재간접 투자하는 ETF를 만들어 상장하는 건 삼성자산운용의 중국 시장 공략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신기금이 상장하는 ETF에 자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중국 증시에 코덱스 ETF를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는 우리나라와 중국 거래소 간에 ETF를 재간접 상장하는 방안을 두고 MOU 체결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건신기금이 중국 증시에 ETF를 상장할 때 자문을 제공하는 등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향후 제도가 시행되면 상대국 ETF를 재간접 형태로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ETF 시장 공략 '본격화'
한국과 중국의 ETF 교류가 진행될 경우 삼성자산운용의 역할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건신기금의 ETF를 재간접형태로 국내 시장에 상장하고, 코덱스 ETF를 건신기금의 ETF에 편입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일이다.
건신기금 ETF를 편입하는 재간접 ETF 비이클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에 상장하는데 필요한 제반 작업을 추진한다. 또 코덱스 ETF를 중국 시장에 상장해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운용사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중국 자본시장에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일이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세계 ETF 시장의 규모는 7조3837억 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은 1484억 달러로 세계 7위 규모다. 451억 달러 규모인 국내 시장의 3배 넘는 크기다. 특히 중국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운용사들에게는 사업 기회다.
삼성자산운용은 특히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 올해 4월말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전체 순자산가치총액은 58조1293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ETF 순자산이 29조257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한다.
관건은 KODEX ETF를 중국에 우회적으로 상장할 경우 현지 투자자들이 호응을 이끌어낼지 여부다. 중국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이 해외투자에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해온 만큼 이번 ETF 교류 역시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도 중국 ETF 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 거래소 간 협의가 마무리 됐고, 금융감독기관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며 "올해 7~8월경 절차가 마무리 될 경우 각국 운용사들의 ETF 상장이 본격적으로 추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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