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금융공기관 돋보기/신용보증기금]운용수익률 만년 2%대, 소극적 투자전략의 그늘④저수익 예금·채권 중심 포트폴리오, 금융성기금 제도적 한계 영향

김규희 기자공개 2021-06-03 07:37:05

[편집자주]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에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기업에게 보증을 서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다보니 중소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보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현황은 어떤지 등 세부적인 사항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최근 몇 년간의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신보의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2.61%다.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수치이긴 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자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일례로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9.58%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의 묘미를 잘 아는 기구란 차이가 있다고 해도 신용보증기금의 수익률은 그 차이가 과도해 눈길을 끈다. 기획재정부 기금평가에서도 같은 금융성 기금에 속하는 기술보증기금은 '우수' 평가를 받은 반면 신용보증기금은 '양호'에 머물렀다.

예금, 채권, 혼합형 펀드 등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꾸려두고 있어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의 투자만 지속해 벌이고 있는 탓에 만년 2%대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정성 자산 치중, 지난해 수익률 2.61% ‘저조’

신용보증기금은 여유자금을 운용해 기본 재산을 확충하고 있다. 자금 운용은 신용 보증 등 기금의 목적 사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기금법 및 기금관리기본법을 따른다.

내부적으로는 최대한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공공기금으로서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고 여유자금의 실질가치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금융기관에 예치하거나 국공채 및 정부 보증채에 투자하는 등 손실위험을 최소화 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9조9105억원의 여유자금을 운용했다. 전년 6조2626억원 대비 58.25% 증가한 규모다. 확정금리상품 4조3073억원과 채권 1조5771억원, 수익증권 4조261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유자금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운용수익률은 2.6%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여전히 이어갔다. 2018년 1.98%, 2019년 2.58%보다는 높다. 지난해 성적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여전히 2%대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차이가 없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산시장 호황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운용에 나선 결과 9.5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1900대로 떨어졌다가 2800대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신용보증기금의 2%대 운용수익률은 아쉬운 성적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실시한 2020년 기금 자산운용평가에서 '양호' 평가를 받는 데 그쳤다. 동일한 금융성 기금으로 분류되는 기술보증기금과 무역보험기금 등은 '우수' 평가를 받았다는 점과 대비된다. 금융성 기금 중에서 신용보증기금보다 평가가 낮은 곳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1곳 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확정금리상품 수익률이 저조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 예금 금리 또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3월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50b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어 2개월 만에 25bp 추가 인하를 결정, 기준금리를 0.5%로 떨어뜨렸고 현재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채권 수익률은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해 채권 운용수익률은 2.34%로 전년 2.99% 대비 65bp 하락했다. 기준금리와 함께 국공채 금리가 인하하면서 전반적인 채권수익률이 낮아진 영향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채권수익률 방어를 위해 통안채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 비중을 늘렸다. 채권시장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만기 수익률이 양호한 회사채에 대한 운용을 늘리면서 수익률 하락폭을 줄였다.

<출처=신용보증기금>

◇법령에 발목 묶인 수익률, 원금손실 허용한도 ‘한계’

포트폴리오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건 역시 수익증권이었다. 신용보증기금은 연기금투자풀을 이용해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정책 부진과 함께 과도하게 많은 운용자금을 정기예금 등 단기로 운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1년 도입된 제도다. 정부부처 산하 기금 및 공공기관 등 여유자금을 모아 전문 자산운용사에 위탁·통합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수익증권 수익률은 3.96%다. 수익증권 운용규모가 4조26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동안 연기금투자풀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1594억원에 달한다. 채권과 확정금리상품 수익률은 2.34%, 1.75%로, 수익증권이 신용보증기금의 전체 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린 모양새다.

전체 수익률이 2%대 머물고 있는 건 신용보증기금이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금융성기금인 신용보증기금은 기금법에서 투자자산을 예금, 채권, 혼합형 펀드 등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반면 보험성·사업성 기금은 운용자산 제한이 없어 주식형, 해외자산, 대체투자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원금손실 허용범위한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장래 보증부실에 대비해 여유자금의 원금손실 허용위험한도를 최대 1%로 제한받고 있다. 사업성기금은 5%, 보험성기금은 15%까지 허용위험한도를 인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낮게 설정되어 있어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신용정보기금>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