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M&A]군불만 뗀 SKT, 막판 발 뺀 이유는 '아마존'기업가치 실사 후 포기 가닥, 파트너십 등 시너지 기대 무산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08 07:43:43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강력한 원매자로 꼽히던 SK텔레콤이 본입찰에 불참했다. 실사를 통해 예상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인수 의지가 급격하게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더해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대했던 아마존까지 주주로 끌어들이는 게 어려워지면서 결국 발을 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협업이 예상됐던 MBK파트너스도 불참했다.
7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최종적으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롯데그룹의 롯데쇼핑 2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MBK파트너스와 SK텔레콤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얼마의 가격을 제출했는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략 4조원대로 추산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딜(Deal)이 개시된 초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SK텔레콤이 막판에 빠진 건 의외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당초 SK텔레콤은 지난해 성사된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을 기점으로 이커머스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11번가만으로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힘을 쓰기 어렵다고 보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덩치를 키운 뒤 아마존과 협업으로 차별화 된 시장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그림이었다. 향후 미국시장에 상장하는 비전도 그렸다.
예비입찰 당시 SK텔레콤 고위임원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뛰어든 것은 '아마존'과 협업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고 포부를 드러낼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한달사이 SK텔레콤의 딜 의지가 확 꺾였다는 얘기가 이커머스업계에 파다하게 돌기 시작했다. 실사를 기점으로 더는 딜 검토에 대한 진척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회계법인 등 실사팀 역시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사실상 이 때부터 이베이코리아 딜에 발을 빼는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딜 초반부터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이 예상됐던 MBK파트너스도 불참했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SK텔레콤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딜을 계속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투자에서 엑시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이 빠진 이베이코리아 딜에 있어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BK파트너스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딜에서 빠진 계기가 실사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인수 시너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마켓 1위라는 입지가 인수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 지 여부가 불확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번가와 유사한 사업모델이라는 점도 비관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결정적인 배경에는 아마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이커머스 부문에서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겠다고 발표를 한 이면에는 '지분스왑' 등이 포함 돼 있었다. 아마존이 원하는 사업모델로의 성과가 이뤄질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SK텔레콤은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딜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이베이코리아 딜에 아마존이 주주로 참여하면 SK텔레콤이 내야 할 조단위 인수가 부담이 크게 낮아질 수 있는데다 강력한 홍보 효과까지 누린다.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를 한국시장에 끌어들이면서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를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이 딜은 결렬됐다. SK텔레콤은 본입찰 결과가 발표되기에 앞서 아마존-11번가의 지분 30% 양수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의 언론보도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1번가 플랫폼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지분양수도 계약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베이코리아 딜에 아마존이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아마존이 힘을 보태주지 않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건 큰 리스크가 따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 협업이란 게 결과적으로 지분 참여 등 실질적인 투자를 의미하는데 이게 사실상 결렬되면서 이베이코리아 딜 의지도 꺾였다"며 "실사 이후 전혀 움직임이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는 이미 SK텔레콤이 딜을 접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