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No.1 금융그룹,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KB금융의 지향점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주춧돌로 KB페이(KB Pay)를 삼았다.

이르면 올해 안에 KB페이를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KB페이의 최대 강점은 KB금융 계열사에 국한되지 않는 확장성이다. '무늬만 플랫폼'에 그치지 않도록 경쟁사도 받아들이는 발빠른 오픈화 전략을 앞세웠다.

◇KB페이 계열사 앱에 이식, 연내 New 스타뱅킹 출시 목표

KB국민카드는 작년 10월 KB페이를 선보였다. 금융 정책발 산업변화가 나타나면서 국내 종합금융플랫폼 각축전이 벌어지고 고객 확보 경쟁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기존 앱카드의 기능을 개선해 결제 편의성과 확장성을 높였고 송금, 환전 등 금융서비스와 멤버십 기능을 더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빅테크의 시장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페이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며 "카드사가 보유한 회원 채널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KB페이는 KB금융 계열사 간 연계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토큰 결제 시스템 연동 오픈형 페이먼트(PaaS, Payment as a Service)'를 KB금융 계열사에 제공하면서 향후 금융그룹의 플랫폼화에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KB페이를 계열사 앱에 이식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고객이 KB국민은행 앱인 리브(Liiv), KB스타뱅킹 등에서도 KB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들 앱에서도 계좌, 선불, 카드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순차적으로 오픈해 최종적으로 'New 스타뱅킹' 앱을 연내 선보이는 게 목표다.

KB국민카드 내에서도 3개의 앱을 KB페이 중심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기존 앱을 없애고 모든 앱을 하나로 합치는 건 아니다. KB페이에 기능을 몰아주면서 자연스럽게 고객이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앞서 관계자는 "핵심 뱅킹서비스를 제공해 기능을 확대하고 신(新) 지급결제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새로운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종업계 협업 가능성 열어둔 오픈화 전략

KB페이는 계열사 등과 협업을 넘어 플랫폼사 페이처럼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페이 시장 초기 선점을 위해 오픈 전략을 택했다.

지난달 31일 카드사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KB페이 오픈뱅킹 서비스도 시작됐다. KB페이 앱 내에서 모든 금융사의 입출금계좌 대상 총액정보 제공과 결제수단 등록(오픈뱅킹 이용 송금 포함)이 가능해진 것이다. KB국민카드는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등록 및 오픈 기념 이벤트 등 타사 고객을 잡으려고 상당히 공을 들였다.

연장선에서 타사 카드 호환등록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동종업계에서 협업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동안 KB페이에서는 KB국민카드로만 결제를 할 수 있었다. 이를 카드사 간 상호 연동 카드정보 교환 등을 통해 삼성페이나 빅테크에서나 가능했던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빅테크 대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오프라인 결제방식을 다양화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사 페이와 차별화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의 경우 플라스틱 카드 없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무선마그네틱통신(WMC)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바코드 등 결제가 가능해졌다.

핀테크와 협업도 활발하다. KB국민카드의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인 'Future9'을 통해 선정된 업체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일례로 조만간 테이블매니저라는 업체와 협업해 레스토랑 예약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KB페이를 통해 레스토랑을 예약(주문 또는 결제서비스 포함)하면 API를 활용해 가맹점을 직접 연동하는 등 고객 편의를 제공한다.

이해정 KB국민카드 플랫폼사업그룹장(전무)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 결국 고객 유치 경쟁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고객이 목돈을 마련하고 자산을 증식해 스스로 패턴에 맞는 재테크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빅테크보다 금융사가 더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