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 리포트]강남그룹, 형제경영? 단독경영?…미완의 교통정리③소유와 경영, '황익준·익수' 형제의 불완전한 분리
박기수 기자공개 2021-06-24 14:04:38
[편집자주]
2010년대 후반 동반 부진을 겪었던 페인트업계 5개사(KCC·삼화·노루·강남·조광)가 코로나19를 지나 2021년을 보내고 있다. 경기 회복기와 맞물려 전방 산업 회복세에 페인트 업계도 암흑기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업계 공통의 고민과 개별 업체가 직면한 이슈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페인트 5개사의 실적·재무 현황과 더불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ESG 경영 현황까지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2일 10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남그룹의 3세 체제는 2011년 말 예기치 않는 시점에서 시작됐다. 황성호 전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다. 강남제비스코를 비롯해 그가 보유하고 있던 강남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은 배우자인 임예정 회장과 두 아들인 황익준 사장·황익수 전 전무에게로 분배됐다. 30대 젊은 나이의 두 아들인 3세 '황익준·황익수'의 형제 경영 체제가 시작된 셈이다.지분은 공평하게 분배됐다. 강남그룹의 핵심 기업인 강남제비스코의 경우 황익준 사장에게는 19.24%, 황익수 전 전무에게는 18.87%의 지분이 돌아갔다. 두 형제간 1%포인트도 차이가 나지 않는 지분이다. 또 황 전 회장의 배우자 임예정 회장에게는 7.29%의 지분이 부여됐다.
경영 체제도 2019년 초까지는 '형제 경영' 체제였다. 장남 황익준 사장이 대표이사를, 황익준 전 전무가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강남제비스코를 이끌었다. 제비스코 외 황 전 전무는 선박 건조 기업 ㈜강남, 건설사 강남건영, 문구업체 강남케이피아이, 기업 시스템업체 강남아이텍 등 여러 계열사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2019년 중반 황 전 전무가 강남제비스코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직함을 모두 내려놨다. 강남제비스코는 당시 황 전 전무의 퇴임 배경으로 "개인 공부를 하기 위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강남그룹의 경영 체제가 아직 불투명하다고 거론되는 이유는 형제의 지분 구도에 변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강남제비스코의 경우 여전히 황 사장과 황 전 전무의 지분율 차이는 그대로 0.37%포인트에 불과하다. 제비스코의 경영권은 황 사장이 쥐었지만, 소유권의 교통정리는 여전히 '미완'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여기에 제비스코 외 강남그룹 계열사들의 임원진 현황을 살펴보면 강남그룹이 '황익준 사장 독무대'라고 보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강남이나 강남건영 등 여러 굵직한 계열사에는 여전히 황 전 전무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강남의 경우 최대주주는 강남제비스코(26.21%)지만 황익준 사장(24.05%)보다 황익수 전 전무(24.47%)의 지분율이 더 높다. 게다가 황익수 전 전무는 황익준 사장과 함께 ㈜강남의 사내 등기임원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황익수 전 전무가 강남제비스코의 경영에서 손을 뗐을 뿐 그룹 경영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라는 셈이다.
㈜강남 뿐만이 아니다. 황익수 전 전무는 건설사 강남건영과 그룹 시스템업체인 강남아이텍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도료 관련 기업은 황익준 사장 체제가 확립됐으나 비도료 관련 기업은 '황익준·황익수' 형제 경영 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3세 시대 시작 이후 강남제비스코의 경영 부진 배경으로 이와 같은 내부 교통정리 작업 탓이라고 평가한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국내 도료업체들이 증설과 이종산업 진출 등에 나설 타이밍에 강남제비스코는 경영 승계와 내부 정비 작업에 열중해야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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