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기로에 선 A- 기업]영화업 대표주자 CJ CGV, 올해도 어렵다 'A급 흔들'②BBB+ 하향 메가박스중앙 뒤잇나, 코로나 '장기전' 부채비율은 2374%
오찬미 기자공개 2021-07-07 13:04:25
[편집자주]
신용등급 'A- '기업은 자본시장 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지면 BBB급 기업으로 전락한다. BBB급은 엄연한 투자적격등급이지만 국내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투자자군이 좁게 형성돼 있어 시장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가장 큰 부침을 겪은 곳은 바로 BBB급의 바로 윗단에 있는 'A-' 기업이다. A급의 끝선에서 BBB급 전락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기업을 추려, 코로나19 이후 신용등급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A급 끝선에서 가장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슈어가 있다. CJ CGV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가장 빠르게 체감했고 가장 오랜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이다. 업종 1위 자리를 지킨 이슈어의 급격한 추락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예상치 못했던 시나리오다.CJ CGV는 올해 신용등급이 A-(부정적)로 밀려났다. 해외 투자를 통해 꿈꿨던 사업 확장 계획이 고꾸라졌고 투자 손실은 쌓여 이자부담까지 더해졌다. 애프터 코로나를 전망해도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시장에서는 이미 BBB급에 준하는 금리를 책정하면서 자금 조달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CJ 영향력으로 버티기, 채권 투자자는 '외면'
CJ CGV는 '문화 산업'에 대한 CJ그룹의 지향점이 투영됐던 주력 계열사였다. 그만큼 지원도 전폭적이었다. 지난해 5월 CJ로부터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혈받은 데 이어 연말에도 신종자본대출 형태로 2000억원의 자금이 지원받았다.
하지만 외부 충격은 피해갈 수 없었다. 모회사가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개점 휴업' 상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손실은 불어났다. 외부에서 조달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은 2000%를 돌파했다. 올 1분기말 부채비율이 2374%에 달한다. 총차입금은 3조원을 넘는다.
작년에는 부채자본시장(DCM)에서 공모채를 발행하며 자체적인 신용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발행 직전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하락한 탓에 작년 12월 모집액 2000억원 중 거의 대부분인 1990억원이 미매각됐다. 다행히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지원을 받아 조달은 했지만 더 이상 시장에서 자력으로 차입이 쉽지 않은 이슈어로 낙인 찍혔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올 6월에는 영구 전환사채(CB)까지 손을 뻗었다. 최대주주인 CJ가 참여하지 않아 총 3000억원 가운데 2100억원 가량이 일반 청약으로 풀렸다. 전환가액 2만6600원은 당시 시세보다 15~20% 낮아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그러나 CJ CGV가 분기별로 1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조달에 대한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채권 내재등급은 BBB+ 평가…조달 만기 단기화 우려
CJ CGV는 2016년까지는 AA- 등급을 달았던 우량 기업이었다. 그해 A+ 등급으로 한단계 강등된 후 지난해 4월까지 A+급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1년새 A급 기업 끝선으로 밀려나 이제는 BBB급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CJ CGV 채권가치는 이미 BBB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채권 내재등급(BIR)은 2019년말만 하더라도 AA+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1년 새 여섯 노치(notch) 하락하면서 BBB+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BIR은 시장에서 평가한 금리를 기준으로 책정한 신용등급인 만큼 시장 수요 등을 감안, 등급 조정의 선행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높인다.
앞날도 밝지만은 않다. 터키 1위 극장사업자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MARS) 인수를 위해 맺은 총수익스왑(TRS) 계약과 관련 올해 정산 대금을 지불하면서 3500억원 가량의 현금 유출이 있었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자회사인 '4D플렉스'에 대해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시 부족 자금을 대여 형태로 보충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황 회복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영화업계 연간기준 매출은 70%나 감소됐고, 전체 합산 영업손실은 456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300만명을 못미치는 수준에서 관람객이 확보되고 있다. 연내 할리우드 컨텐츠의 국내 배급 재개 여부 등도 불확실해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이 약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기간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인터넷티비(IPTV) 등 영화관 대체 서비스로 자리잡으면서 영화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당분간 실적 회복이 불투명해 영업외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 없이는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업황 전체가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빅3 영화사 중 3위인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8월 A-에서 BBB+로 신용등급을 떨어졌다. 등급 하락과 함께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도 드러냈다.
최근 영화 제작사를 다수 인수했지만 영화 개봉이 연기되면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성수동 사옥 준공으로 차입 부담이 가중돼 부채비율이 1000%를 돌파했다.
BBB급 이슈어인 메가박스중앙은 사모채 시장에서 1~2년 만기 자금을 겨우 조달하고 있다. 유동화 시장에서 투자자를 유치했지만 올 초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수익을 통해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조달 수요는 더 높다. IPO(기업공개) 일정 마저 연기돼 재무 부담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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