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펀드 공모주 배정, KTB운용 최대수혜자 되나 금투협 규정 변경, 순자산 기준 도입…KTB하이일드펀드 2종 규모 1조 육박
이효범 기자공개 2021-07-02 13:34:3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일드펀드 순자산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공모형 하이일드펀드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모주 시장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자금 유입세가 이어지면서 순자산 규모가 커졌다.올들어 업계에서는 하이일드채권 수급 등을 고려해 소프트클로징에 돌입한 운용사들도 속출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소프트클로징하지 않았던 KTB자산운용의 하이일드펀드가 결과적으로 공모주 배정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순자산만 1조원에 달한다.
◇공모형 하이일드펀드 1년새 조단위 자금몰이…금투협, 공모주 배정방식 손질
theWM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국내 공모형 하이일드펀드(채권혼합형)는 총 10종으로 나타났다. 해당펀드 순자산을 모두 합하면 1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순자산에 비해 1조3000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하이일드펀드는 비우량채권(BBB+ 이하 등급)이나 코넥스 상장주식 등을 합한 보유비율이 45% 이상, 이를 포함한 국내 채권의 보유비율이 60%를 넘어서야 한다. 해당 비율은 모두 설정일 이후 3개월 마다 측정한 평균치다. 이같은 요건을 갖추면 공모주 배정물량 중 5%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다.
그동안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공모주 배정 방식이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감독당국은 업계에 경고음을 보내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역시 규정 개정하는 등 앞으로 하이일드펀드의 순자산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정하는 배정으로 전환했다.
금투협은 이달초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하이일드펀드 등에 대해서도 코스닥벤처펀드에 준한 관리체계를 마련했다. 이는 올해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증권사의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에 따른 것으로, 인수 제도 개선과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관리 강화를 위한 규제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다.
세부적으로 하이일드펀드 등에 대한 배정시 공모펀드 우대 또는 순자산 규모 등을 고려한 배정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또 설정, 설립 후 1년 이내 또는, 공모주 배정 이후 3개월 내 펀드 해지시 불성실 수요예측 등 참여자로 지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이일드펀드 배정기준은 내달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공모주 발행사부터 적용된다.
실제로 이 기준이 적용될 경우 하이일드펀드 순자산 규모가 큰 펀드가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순자산이 가장 큰 펀드(순자산 1000억원 이상)는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순자산 6366억원),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펀드(3497억원), KTB공모주하이일드펀드(3174억원), 에셋원공모주코넥스하이일드펀드2(2395억원) 등이 있다.
◇KTB운용 소프트클로징 'NO', 하이일드펀드 순자산 '최고'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는 2020년 6월말까지만 해도 순자산 1673억원에 그쳤다. 또 KTB공모주하이일드펀드 순자산도 1574억원으로 2개 펀드 순자산을 합하면 3247억원이다. 지난 29일까지 1년간 순자산이 6293억원 증가했다. 특히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펀드의 순자산은 최근 1년간 4693억원 늘어났다.
순자산 1000억원 이상의 하이일드펀드인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펀드, 에셋원공모주코넥스하이일드펀드2 등은 모두 올들어 소프트클로징에 돌입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하이일드채권 수급 등을 고려한 조치였고, 에셋원자산운용 역시 운용현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숨고르기 차원에서 일정 기간 자금을 받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KTB자산운용은 다른 자산운용사들과 달리 소프트클로징 없이 하이일드펀드 규모를 꾸준히 키워나갔다. 특히 KTB자산운용의 하이일드펀드 2종을 합하면 순자산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한다.
예컨데 국내 전체 하이일드펀드 순자산을 10조원으로 가정하면 대략 1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셈이다. 공모주 5%에 해당하는 물량을 우선배정 받을 때도, 국내 전체 하이일드펀드가 수요예측에 모두 참여한다면 KTB자산운용은 물량의 10%를 갖게 된다는 의미다. 수요예측 참여펀드가 적거나, 전체 하이일드펀드 순자산 규모가 10조원 보다 작다면 KTB자산운용의 배정 물량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올 하반기부터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어급 공모주들이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가치가 시장에서 수십조원으로 평가되면서 공모금액도 조단위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공모주 배정 기준을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이 순자산 기준으로 바꾸는 건 금투협 자율규제에 기반한 것"이라며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증권사 IPO부서에서 이같은 기준을 준수하는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KTB자산운용은 앞서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당시에도 코스닥 공모주 배정에 최대수혜자로 주목 받았다. 2018년 4월 출범 이후 공모펀드 운용방식이 사모펀드에 비해 다소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단적인 예로 사모펀드는 신용등급이 없는 코스닥벤처기업의 메자닌을 편입할 수 있었지만, 공모펀드에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불리한 운용방식을 상쇄하기 위해 공모주 배정을 순자산 기준으로 변경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공모주 30% 우선배정 혜택을 받는다. 당시에도 수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은 KTB코스닥벤처펀드가 가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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