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국민연금 출자, 섹터 스페셜리스트 대거 선정 '눈길' 환경·구조조정·테크 등 강점…해외 트렌드 반영

한희연 기자공개 2021-07-02 07:34:2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사모대체 부문 PEF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쳤다. 올해는 대형 PE 보다는 중간 규모의 PE들이 대거 도전장을 낸 가운데 하우스별 투자 색채가 확실한 곳 위주로 위탁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올해 컨테스트는 특정 투자 전략에서 강점을 가진 일명 '섹터 스페셜리스트'들이 활약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정된 4곳의 위탁사중 3곳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처음 받는 곳이라 국민연금의 국내 PEF 투자 또한 다양성을 더욱 확보하게 됐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사모대체부문 PEF 선정작업을 마치고 위탁사들에 이를 통보했다. 올해 위탁운용사 선정은 PEF 부문과 코인베스트먼트 펀드(이하 코인베펀드) 부문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PEF 부문의 경우 △케이스톤파트너스 △E&F프라이빗에쿼티 △크레센도 △이음프라이빗에쿼티가 각각 선정됐다. 4년만에 부활한 코인베펀드의 경우 △KB자산운용 △SKS PE가 낙점됐다.

지난해에는 △글랜우드PE △맥쿼리자산운용 △스카이레이크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이 위탁사로 선정돼 주로 대형 PE 위주의 경쟁리그를 보였다. 반면 올해에는 미드캡 펀드 위주로 경쟁을 나타낸 양상이다.

특히 PEF부문에 선정된 4곳의 위탁사 중 크레센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민연금으로부터 처음 출자를 받는 곳이라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PE 입장에서는 국내 최대 LP인 국민연금 출자를 받으며 어느정도 검증된 하우스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새로운 위탁사에 기회를 부여하면서 위탁기관 다양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4곳은 지금껏 국내 투자시장에서 확고한 투자 색채를 자랑했던 곳이라 눈길을 끈다. 기술특화 기업에 주로 투자했거나 기업구조혁신 투자에서 강점을 보이거나 환경업 관련 투자 등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가지는 등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뛰어난 PE 들이 대거 선정된 모습이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일명 '섹터 스페셜리스트(Sector Specialist)'로 활약하고 있던 하우스들이었다.

선정된 위탁사 중 케이스톤은 기업구조혁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하우스다. 기업의 재무주치의라는 별칭으로 불릴만큼 다수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투자, 성과를 거둬왔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찾아봤을 때 부실채권(NPL)의 성공적 투자로 자리를 잡은 케이스톤은 이후 금호고속,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우건설 등 금호산업 패키지딜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재영솔루텍, 코스모화학 등에 투자하며 구조혁신 투자의 정석을 보여줬다. 하우스 외형 확대에 따라 투자 저변을 넓히면서도 칼리무진 인수, 오리온테크놀로지 등을 통해 구조혁신 투자의 강점도 고스란히 지켜가고 이는 모습이다.

유일한 기존 위탁사인 크레센도는 글로벌 전자결제업체 페이팔(PayPal)의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투자자로 유명한 피터 틸이 출자해 설립한 하우스다. 2012년 이기두 대표와 손잡고 크레센도 한국법인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크레센도는 특히 기술에 특화된 업체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보안업체 한컴위드의 교환사채(EB)에 130억원을 투자했으며 통신장비 업체 서진시스템에 900억원을 투자했다. 2016년 서진시스템에 200억원 투자한 후 2019년 600억원으로 규모를 늘렸으며 공격적인 시리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F PE는 환경업 투자 분야의 강자다. 국민연금에 앞서 성장금융과 산업은행이 실시한 정책형 뉴딜펀드 성장형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위탁사로 낙점됐다. 특히 최근 ESG가 업계 화두가 되면서 환경업 투자 강점은 LP들에게 상당한 어필 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 E&F는 그동안 환경산업과 건자재업에 대한 바이아웃(Buy-out)을 주된 전략으로 삼으며 △이누스 △아이코닉스 △코엔텍·새한환경 △코오롱환경에너지 △삼덕개발 △영흥산업환경 등에 투자해 왔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PE 업무를 맡았던 임태호 대표를 중심으로 환경분야 전문가들이 운용인력으로 포진해 있어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음PE는 대형기관 출자사업에서 처음으로 위탁사로 선정된 라이징 스타다. 프로젝트펀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이음PE는 최근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 단골손님으로 불릴만큼 여러차례 도전장을 낸 결과 올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았다. 이음PE는 CB를 통한 메자닌 투자나 독과점 구조에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투자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바이오솔루션 △현대엘리베이터 △태웅로직스 △아이스올리 등의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투자시장에서는 이들 섹터 스페셜리스트를 표방하는 펀드에 대한 출자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펀드는 포트폴리오 분배 등으로 투자 분야에서도 다양성을 가져가야 하는 반면, 중소형 펀드의 경우 펀드 사이즈와 전략 면에서 특정 섹터 투자에 집중해 전문성을 쌓아가기 유리한 구조다. 따라서 미드캡 사이즈 급 펀드들에서 섹터 스페셜리스트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 PE들이 공략하는 섹터는 바이오, 테크, F&B, 환경 등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국민연금이 자금을 맡기고 있는 해외 PE 중에도 이처럼 특정 섹터에 강점을 보이는 곳이 몇몇 눈에 띈다. 이는 최근 선정된 대체투자 위탁사 면면을 봐도 잘 드러난다.

국민연금은 1분기중 해외 대체투자 사모투자 부문 위탁사로 에이팩스(APAX)를 신규로 편입했다. 에이팩스는 영국계 펀드로 중견 테크기업 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VC로 시작해 바이아웃과 그로쓰투자 등으로 진화하면서 50여년의 펀드 운용 경험을 키워왔는데 최근에는 특히 디지털 기술 분야 투자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은 에이팩스가 최근 110억 달러 규모로 조성한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인사이트파트너스(Insight Venture Management)와 토마브라보(Thoma Bravo)를 신규로 편입하기도 했다. 인사이트는 미국에 거점을 둔 운용사로 300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성장 단계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로 해 오며, 확실한 투자 색깔을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 중 하나다. 토마브라보 또한 미국 테크부문 투자에 전문성을 가진 운용사로 200여건이 넘는 기술 관련 기업 투자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리얼페이지(Real Page)를 96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연금 해외 사모대체 위탁사 중 로하크(roarkcapital)의 경우 F&B와 웰빙 미용 등 소비재 기업에 특화된 투자전략을 갖고 있는 미국 PE다. F&B 브랜드에 가장 큰 비중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데 던킨과 배스킨라빈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인스파이어 브랜드(Inspire Brand), 시나본과 앤티앤스프레즐 등을 보유한 포커스브랜드(FOCUS Brands) 치즈케익팩토리(The Cheesecake Factory), 윙스탑(Wingstop) 등에 투자한 PE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