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08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시너지 효과'라는 단어가 말버릇처럼 쓰인다. 1+1로 2가 아닌 3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과감하게 수천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 기업을 인수해 업력을 확장하든 혹은 더 좋은 가격을 받고 매각하든 지금보다 더 나은 회사로 가치를 높이는 과정은 필수적이다.시너지라는 단어는 '협력'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수너지아(sunergia)'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시너지 효과의 본질은 함께 일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2018년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규제산업인 보험 시장에서 업계 최하위권인 회사를 인수해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쉽게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KDB생명도 마찬가지였다. KDB생명은 시장점유율도 미미하고 자본적정성도 최하위권이다.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도 내후년으로 다가왔다. MG손보도, KDB생명도 각각 가치 상승이 요원해 보였다.
그 의문은 최근 드러난 리치앤코 인수전에서 어느 정도 해결됐다. 리치앤코는 한 보험사의 상품이 아니라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다. 과거에는 보험 상품을 납품하는 원수보험사가 갑이었지만 지금은 반대다.
대형 GA의 협상력은 웬만한 보험사를 능가한다. 보험은 회사별로 차별화가 어렵고 구조가 복잡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 상품을 선택하고 소개하는 판매 채널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JC파트너스가 생명, 손해보험사에 이어 GA까지 인수하는 걸 두고 상품의 제조부터 판매까지를 하나로 묶는 일종의 '수직계열화'로 해석하고 있다. 요새는 보험사가 앞다퉈 자회사형 GA를 만드는 추세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대형 GA를 보험사와 붙이는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그 도전은 꽤나 설득력이 있는 모양이다. 대주주 변경 승인을 앞두고 본격적인 새 출발을 준비하는 KDB생명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모인다는 소문이 돈다. 국내 보험산업의 규제가 답답해 해외로 떠났던 계리, 재무 인력들도 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험사와 GA는 필연적으로 '함께 일하는' 관계다. 지금은 MG손보와 KDB생명이 1인분도 온전히 해내기 어려운 소형 보험사지만 튼튼한 GA와 함께 일함으로써 획기적인 개선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JC파트너스의 보험 삼총사가 수너지아(sunergia)를 통해 1+1+1=5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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